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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선교는 돈이 아닌 나그네를 품는 마음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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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야"  
외국인근로자선교는 돈이 아닌 나그네를 품는 마음이면 된다 

"목사님! 저기 교회는 좋은 것 많이 주는데 왜 우리 교회에서는 안 줘요?" 
어느 외국인이 와서 한 말이다. 저쪽 큰 교회에서는 좋은 밥, 좋은 옷 그리고 때론 돈도 준다면서 왜 우리 교회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말 난감한 질문 앞에 할 말을 잃었다. 누워서 침 뱉기도, 그렇다고 돈 많은 그 교회로 가라고 등 밀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열만 받았다. 

나는 이렇게 수도 없이 외국인근로자를 통해서 한국교회를 들여다본다. 오늘 우리 교회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선교하고 있는지 보기 싫어도 보이는 자리에 서 있다. 한편에선 부끄럽고 또 한편에선 부러운(?) 이 서글픈 현실 앞에서 나는 한없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요즘 들어 몇몇 교회에서 외국인근로자 선교를 한다며 조언을 부탁해 왔다. 하기야 외국인근로자들이 한 둘도 아니고, 더구나 외국인근로자 선교를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교회가 독점할 수도 없으니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어느 교회든 외국인근로자들을 선교할 수 있다. 잘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근로자 선교를 어떻게 접근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 나는 한국교회의 심각한 물량주의적이며 전시적인 선교관을 읽게 됐다. 

이미 중국 조선족 선교에서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여전히 우리는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한다. 돈과 물질로 해대던 우리의 선교가 외국인근로자 선교에까지 그대로 스며들고 있다. 좋은 밥과 좋은 선물로 얼마든지 외국인들을 꼬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회에 오게 하는 것까지는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복음을 알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복음을 알게 하는 것보다 교회에 끌고 나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우리 교회는 외국인들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교회에 나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중에는 어찌되든 당장 교회의 자리를 채우고 여기저기에 외국인근로자 선교를 자랑할 수 있으니 퍼부은 물질 만큼은 충분히 뺄 수 있을 것이라는 셈법을 가지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교인들 적당히 선교 훈련시킨다는 측면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을 선교훈련의 연습경기 상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는 교회가 목회와 선교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다른 교회나 목회자보다 더 우월하게 잘한다는 평판을 듣고 싶은 욕심만으로 선교를 하기 때문이다. 목회철학이니 선교윤리니 하는 것은 능력 없는 자들이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아냥거리는 것 같다. 

어쩌면 저렇게 우리 사회의 천박한 자본주의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지 나는 외국인근로자들을 통하여 이러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본다. 적어도 외국인근로자 선교는 돈으로 하는 선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선교에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외국인근로자들을 교회로 유인하는 도구로 쓰인다면 결코 선교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외국인근로자 선교는 돈 많은 큰 교회가 할 수도 있지만 돈 없는 작은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선교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나그네를 영접하는 따뜻한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한국교회의 맘모니즘의 환상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 외국인근로자 사역자들의 또 다른 사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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