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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톡 87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간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간다.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래가사에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늙는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늙음은 익어감이라는 표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그래서 얼마 전 다녀온 필리핀 선교여행의 주제가로 그 노래를 정해 불렀다. 오고가는 차 안에서 함께 간 우리 시니어들은 그 노래를 지겹도록 불렀다.

필리핀에 새로운 학교를 만들면서 나는 정말 은퇴자들이 왜 여전히 한국이라는 땅과 자기 교회라는 협소한 공간을 떠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하나님께서 쓰시는 이들에게 모두 가출하고 떠나라고 명령하신다. 아브라함부터 리브가와 야곱, 요셉과 모세를 비롯하여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세계로 흩으시고 보내시는 성서 의 이야기를 보라.
밖으로 나가야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머물러 있는 곳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부패하고 냄새나는 더러운 것만이 쌓여간다.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 것처럼 인생도 흘러가야 한다. 여기가 아니라 저기로, 새로운 세계로 떠나야한다. 그 떠남은 우리를 역동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하나님이 쓰시는 동안에는 우리 모두 죽지 않는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 삶을 살아내는 것과는 다르다. 죽는 날이 은퇴하는 날이라는 것은 성서의 인생에 대한 철학이다. 모세가 죽던 날이 은퇴한 날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나이 칠십이 넘으면 한국교회는 은퇴를 하라 한다. 그러나 선교지에서는 은퇴가 없다. 오히려  은퇴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늙음은 죽음이 아니다. 왜 늙음을 죽음과 동일시하려 하는가? 늙음은 익어가는 것이라 했다. 늙음은 새로운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좋은 조건일 뿐이다. 그들의 경륜과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교지에서 크게 쓰임 받을 수 있음을 왜 잊고 사는지 묻고 싶다.
필리핀에 학교를 세우면서 은퇴하신 한국교회의 능력 있는 분들을 기다린다. 정말 세계가 그들을 기다린다. 가야하고 떠나야 한다. 오늘 여기에 우리가 머물러 있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지금 머물러 있으려는 교회가 무덤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난주 호주 시드니에서 반가운 장로님 내외분이 우리 교회를 찾아오셨다. 이 장로님 내외분은 내가 호주에 가면 늘 그 댁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시던 분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어떻게 오셨느냐 물으니 모든 것을 정리하고 선교지로 떠나려고 왔다 한다. 정말 잘하셨다 했다. 삶의 모든 흔적을 정리하고 선교지로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교사로 마지막 인생을 의미있게 살 수 있다. 시드니 이 장로님 내외분에게 몇 번이나 잘 오셨다고 그렇게 사셔야 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나는 장로님 내외분에게 우리 공동체가 파송한 선교사들이 있는 나라로 가시라 했다. 터키가 먼저 일 수도 있겠다. 비자가 허용되는 기간만큼 그곳에 머물다가 여름에는 몽골로 가시라 했다. 가을에는 인도나 베트남으로, 겨울에는 필리핀에서 학교 교사로 사역을 감당하시라 했다. 한 국가에서 길어야 세 달, 짧으면 한 달이라도 머물며 역 파송 선교사들을 응원하고 기도해주고, 밥을 같이 먹고 나누면 그것이 선교다. 선교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일 년이 길지 않다. 터키와 몽골, 필리핀과 인도, 베트남 등지를 두루 다니는 순회 선교사의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 한 나라에서 평생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파송하는 역 파송 선교사들이 있는 나라를 두루 순회하며 하는 선교사역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한 두 번째 인생을 멋진 선교사로 사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인생으로 삶을 마무리하려 한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떠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시드니 이 장로님 내외분의 결단이 좋은 모델이다. 은퇴하신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은 세계로 떠나야 한다. 그렇게 떠나면 아브라함이 75세에 가나안으로 출발했음으로 그가 복의 근원이요 믿음의 조상이라는 영광스러운 별칭을 들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그런 칭찬을 들을 것이 분명하다. 세계가 은퇴자들을 부르고 있다. 선교지에서 평신도 은퇴자들을 부르고 있다. 장로님들! 교회 정치 이제 그만하시고, 목사님들!  은퇴이후 걱정 마시고, 평신도여! 평신도라고 움츠러들 것 없이 그대로 세계로 떠나갑시다.  바울이 마케도니아 사람들을 본 것처럼, 우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마케도니아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세계로 떠나야 한다.

한국교회가 세계화되는 것이 우리 교회가 다시 사는 길이다. 늙음은 머물러 있어야 할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이 선교지로 떠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선교사로 살다가 하나님이 부르실 때에 하나님께 가는 인생이 복되다. 죽어도 영광된 것은 선교하다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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