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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409 노마드와 자유

어느새 내 나이 60살이다. 내가 젊었을 때에는 그렇게나 늙어 보이던 나이가 지금 내 나이가 되었다. 젊은이들은 나를 꼰대라 하고 나보다 연배가 높은 이들은 나를 아직 어리다 한다. 사실 젊은 나이도 그렇다고 너무 늙은 나이도 아닌 지금이 나는 좋다. 백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60~70대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좋은 시절이었다고 고백한다. 지나고 보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젊은 시절 나를 지배하던 생각과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본다. 그것이 무엇이었던가? 신학교 입학 후 나는 친구 몇몇과 철학 연구 모임을 시작했다. 칸트, 헤겔, 플라톤의 책들을 알지도 못하면서 뇌까리며 살았다. 그때 나는 키에르케고르와 만났고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군목을 전역하던 해인 1990년 배낭을 메고 키에르케고르의 고향 코펜하겐으로 떠났다. 혹시 그가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말이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 없었고 그의 철학과 신학은 젊은 날의 나를 키워준 것으로 끝이 났을 뿐이다.

젊은 날 나의 방황은 계속되었으며 끝이 없어 보였다. 분명 나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은 하늘의 뜻이 아니었나보다. 그 즈음 우연히 나는 노마드 유목민들을 만난 것이다. 나중에 보니 그것은 운명이었다. 마치 가나안의 기생 라합이 히브리 정탐꾼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 우연을 필연이라 여기며 살았고 그것이 내 철학과 신학이 되었다. 유목민에게서 내가 찾던 것들을 찾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방황하고 고민하던 것들의 종착지가 여기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주민들을 만나고서도 한참이나 지난 후였다. 나는 그들을 노마드 유목민이라 불렀다. 노마드 유목민들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을 욕망하지만 때로 그것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줄 아는 용기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그들의 진면목을 안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에게서 발견한 어떤 공통점이 그것이었다. 그들은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물질 숭배자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탐욕의 의지를 절연하고 순례자의 삶으로 깊이 들어오기도 한다. 구도자의 삶이 반드시 신학자나 목회자만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노마드 유목민들에게서 구도자의 거룩한 신비를 느낄 때가 있다. 나는 그들에게서 성공에 대한 절박함과 동시에 그런 것들을 진토처럼 여길 줄 아는 자유함도 보았다.

이 새벽, 내가 추구하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유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젊은 시절부터 60에 이른 지금도 나는 여전히 자유를 갈망한다. 길고 고통스러웠던 방황과 고뇌의 시간은 결국 자유를 향한 희구였다. 그렇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은 자유의 길이었다. 모든 강박과 슬픔과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였다. 어떤 권력과 물질도 나를 지배할 수 없다고 선포하고 떠나고 싶었다.

희랍인 조르바처럼 나도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그러나 벌여놓은 일들이 너무도 많다. 여기저기 벌여놓은 것들이 내 열등감처럼 느껴져 부끄럽기까지 하다. 요즘 잠 못 이루는 밤이 늘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나로 인해 늘어난 아내의 짐과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단순하고 작게 살면서 자유를 향해 떠나는 꿈을 꾼다. 당장 몸이 떠나기는 틀렸으므로 마음과 영혼의 자유를 그린다.

글을 써야겠다. 말보다는 글이 더 자유롭다. 오늘처럼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야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찾은 친구처럼 자유와 만난다. 한때 그놈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자유의 시간을 즐긴다. 이것이 내 나이에 살고 싶은 삶이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찾으려 했던 것들이 매일 만나는 노마드 유목민들이 갖고 있는 삶이었음에 너무 감사하다. 그들처럼 나도 자유롭게 오고 가는 삶을 살고 싶다. 흐르는 물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삶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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