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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톡106 역파송의 힘


역파송의 힘

‘역파송’이라는 말은 필자가 이주민 선교를 시작하면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이다. 1993년쯤이었으니 오래된 말이지만 실제로 그 개념을 현실로 이루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나는 역파송을 위하여 여러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신학공부를 시키거나 제자훈련을 시켜보았지만 때로 실패하고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어찌 끝까지 한 우물을 파는 자의 오기를 이길 수 있으랴. 우리는 마침내 역파송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
우리는 2014년 6월에 이란에서 온 호잣을 선교사로 터키에 파송하였다. 물론 그 이전에 몽골에도  현지인을 파송했으니 두 번째의 역파송 사례다. 호잣은 이란에서 온 무슬림이었다. 무슬림이 기독교인으로 개종하였고 신학을 공부하여 2013년 10월 서울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무슬림 이주 노동자가 기독교 목회자로 탈바꿈한 그 순간이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다른 이들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호잣트와 그의 가족을 터키로 파송하였다. 정확히 1년 8개월 전의 일이다.
그를 이란이 아닌 터키로 파송하게 된 이유는 이란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을 배교한 사람에 대한 폭력은 이슬람 사회에서 묵인이 된다. 그래서 터키는 그 대안이었다. 터키와 이란은 국경을 마주하는 인접국가다. 물론 같은 이슬람 국가이기에 국경을 넘어오는 이란인에 대한 배려는 특별하다. 그런 까닭으로 많은 이란인들이 터키로 몰려온다. 터키는 이란인들이 유럽으로 흘러가는 통로다. 이런 상황 가운데 터키 이스탄불로 호잣트 가족을 보낸 것은 매우 잘한 결정이었다.
2016년 2월 나와 나섬의 식구 몇 사람이 이스탄불을 찾았다. 과연 역파송의 의미가 어떤 결과를 낳았을 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고 더욱 최근 전세계를 뒤흔드는 난민 사태와 무슬림 선교에 대한 가능성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파송은 엄청난 열매를 맺고 있다. 주일을 맞아 필자는 나섬 페르시안 교회를 찾아가 예배와 설교를 하고 당일 두 명의 이란인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그날 얼마나 감격했고 은혜를 받았는지 지금도 그날의 전율을 잊을 수가 없다. 세례를 받으면서 흐느끼던 그들의 모습은 오랫동안 목회를 해온 내게 참으로 충격적이고 은혜로운 모습이었다. 군목시절 수많은 병사들에게 세례를 주었던 적도 있지만 그토록 감동적인 세례식은 처음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10개월 동안 이미 15명의 이란사람이 세례를 받은 것이다. 내가 세례를 베푼 이들을 포함하여 17명이 세례를 받은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이슬람 지역에서 선교를 했지만 단 한명에게도 복음을 제대로 증거할 수 없었다는 자괴감 섞인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무슬림 선교가 호잣트에게는 특별했을까. 그는 이란에서 온 사람이다. 페르시아어는 물론이고 신학을 공부했으며 기독교 목회자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꾸란을 공부했고 이슬람의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뿐만아니라 그는 이주민으로, 난민으로 한국에서 살았다. 그리고 나섬에서 수 년 동안 이주민 선교의 리더로 사역을 경험한 사람이다. 호잣트는 준비된 사람이었던 것이다.
역파송은 기막힌 전략이다. 하나님이 이 마지막 시대에 무슬림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호잣트를 한국으로 보내셨으며, 나섬에서 신앙을 갖게 하신 것이다. 역파송의 비전을 갖고 있던 나섬에게 호잣트를 보내주신 것이다. 십 여 년을 신학수업과 목회 훈련을 받게 하셨고 드디어 때가 되어 그를 터키와 그리스로 보내신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건은 그리스에서였다. 그리스 아테네를 찾아간 우리 일행은 이미 아테네에서 난민선교를 하고 계시던 양용태, 유경식 선교사를 만나게 하셨다. 그분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나게 몰려드는 이란과 아프카니스탄의 난민들에게 복음을 가르칠 준비된 선교사 호잣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기야 ‘난민선교학교’를 개설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오면서 나는 이것은 하늘의 뜻이며 드로아에서 마게도니아 사람의 환상을 듣고 바다를 건너 빌립보와 데살로니가, 고린도까지 찾아가 복음을 증거했던 바울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슬람 선교와 난민선교를 위한 호잣트의 역파송 선교는 이제 엄청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역파송의 힘을 느끼면서 나는 울보가 되었다. 울지 않을 수 없는 이 충격과 감격을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글로도 단 1%의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니 말이다.
이제는 역파송의 선교 시대다. 한국교회가 깨어나야 한다.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선교의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귀 있는 자는 들어야 한다. 깨어있는 자들은 역파송의 의미를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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