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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톡 26 몽골의 슈바이처 박돈상 장로님을 추모하며


몽골의 슈바이처 박돈상 장로님을 추모하며

몽골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박돈상 장로님이다. 할렐루야 교회의 장로님이셨지만 그분에 대한 기억은 몽골선교사 박돈상이다. 내가 장로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8월이다. 당시 몽골 선교지를 방문하던 우리 일행은 연세친선병원을 찾아갔었는데 장로님은 바로 그 병원의 원장이셨다.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장로님을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난다. 병원 투어를 마치고 나오려는 순간 장로님이 내게 한 마디 하신다.

"목사님, 다음 일정이 어디인가요?"
"네, 다음 일정은 울란바타르 시장을 만나러 가는 일정입니다."
"그러면 저 좀 데리고 가 주십시오."

그 길로 장로님과 나는 울란바타르 시장을 만나기 위하여 함께 시청으로 간다.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 장로님은 간암 4기 진단을 받은 상태라고 하셨다. 정말 놀라운 의지를 갖고 몽골 사역을 하고 계신 거였다. 장로님이 나와 울란바타르 시장을 만나기 원했던 이유는 울란바타르시 항얼구에 지은 '아가페 무료병원'의 건축을 마무리하고 준공검사를 받기 위함이었다. 몽골에서는 건축이 마무리되어도 준공검사를 위하여 파르라는 난방 파이프가 연결되어야 하는데 시 공무원들이 때로 돈을 요구하거나 다른 이유를 대며 준공검사를 미루는 경우가 있었다. 아가페 무료병원은 바로 그런 시공무원들의 횡포로 준공검사가 계속 미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간암 4기 진단을 받고서도 끊임없이 몽골을 사랑하고 그 자리를 지키려하시는 박장로님을 보면서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과연 나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자그마한 체구의 장로님은 부드러운 분이었지만 그 안에는 강한 열정과 치열함이 숨겨져 있었다. 
나는 장로님과 손을 잡고 울란바타르 시장과 점심약속을 한 곳으로 들어갔다. 간암 4기 장로님과 눈먼 목사의 행진은 마치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 당시 울란바타르 시장은 빌릭트라는 내 친구였다. 나와 빌릭트 시장의 관계는 아주 오래되었는데 2000년 내가 울란바타르  엥흐볼트 시장과 만났을 때에 그는 울란바타르 시의회 의장이었다. 또한 2007년 엥흐바야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되어 한국에 왔을 때에는 내가 엥흐바야르 대통령으로부터 친선훈장을 받을 때에 그 자리에 배석하여 나를 축하해주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런 빌릭트 시장과 만나는 일정에 박장로님이 함께 하시게 되었다.

"빌릭트 시장님, 이분은 한국에서 잘 나가던 의사였습니다. 그런 분이 몽골을 너무 사랑하셔서 한국의 병원 문을 닫고 울란바타르에 오셨습니다. 지금은 연세친선병원의 원장이시구요. 그러다 간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시지요. 사람이 간암 4기라면 병원에서 누워있어야 합니다. 그런 분이 오직 몽골을 위하여 여전히 복지관을 짓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가 시장님에게 이분을 모시고 온 이유는 항얼구에 아가페 무료병원을 짓고 준공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공무원들이 파르 연결를 해주지 않고 훼방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나의 강한 항의에 빌릭트 시장은 당황한 듯했다. 그리고는 비서를 부르더니 그 자리에서 곧바로 준공검사 지시를 하는 것이었다.
아가페 병원은 그렇게 해서 건축이 마무리되었고 장로님의 또 하나의 꿈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 장로님은 한국에서 소천하셨다. 작년에 나는 오랜만에 장로님의 아가페 복지관을 방문하여 미망인 이영숙 선교사님을 만났다. 작은 복지관 한 모퉁이에 장로님의 묘비석이 있었다. 장로님의 묘비석을 만지며 나는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지... 갑자기 내 삶이 오버랩되니 더욱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고통은 열정을 이기지 못한다. 아프지만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열정은 결코 우리를 죽이지 못한다. 
매년 이맘쯤이면 장로님의 소천 소식을 듣고 병원에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살아있음은 고통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몽골을 사랑하셨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명에 충실했던 장로님이  생각난다. 그런데 미망인이신 이영숙 선교사님의 임파선 암 소식을 듣게되니 가슴이 더욱 아파온다. 자신의 기득권 모두를 내려놓고 오직 선교를 위하여 길 떠나신 장로님이었다. 장로님은 간암 4기라는 치명적인 진단을 받고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작은 거인이었다. 
오늘 나 자신을 돌아본다. 조금 힘들다고 도망치고 싶어했던 나자신이 부끄럽다. 죽는 날까지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사셨던 장로님을 생각하며 다시 나를 추스른다. 일어나 나아가야 한다. 물러서지 말고 오직 그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몽골학교를 세우면서 많이 지쳤다. 하지만 작은 거인 박장로님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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