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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근 목사와 함께 하는 선교여행 /터키편(5)


터키와 나의 아버지 그리고 야곱의 사닥다리


이스탄불에서 꿈을 꾸었다. 시니어들의 선교 공동체인 뉴라이프 선교회의 식구들과 갈라타 다리를 걷는 꿈이다. 그 갈라타 다리 밑 고등어 케밥집에서 구수하고 담백한 고등어 케밥을 마음 놓고 먹는 꿈이었다. 그 다리 위 낚시꾼들의 낚싯대를 빌려 고등어 몇 마리를 순식간에 잡아 올리는 꿈이었다.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의 중간쯤 어느 공원의 한 가운데에서 역사는 시작된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지었다는 소피아성당과 오스만 제국의 술탄이 지었다는 블루모스크의 한 가운데 경계선은 보이지 않지만 그 가운데 역사의 줄이 그어져 있을는지도 모른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경계선이 그 곳이기 때문이리라. 술탄 마호메트 2세는 소피아 성당을 파괴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기독교인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소피아성당과 맞먹는 블루모스크를 지을 것을 명령했던 것이다. 
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 사이를 걸으며 나는 이곳에서 우리의 선교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징적인 거리이며 경계이기 때문이다. 

내가 터키를 한 바퀴 돌아보는 동안 공지영의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라는 책을 읽었다. 야곱의 사닥다리를 연상하며 쓴 공지영의 상상력이 풍부하게 녹아 있는 책이다. 왜관의 어느 수도원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사랑과 사제가 되려는 자들의 순수한 고민이 어우러져 있다. 흥남부두에서 마지막 피난민을 태우고 떠난 어느 미군 선장의 이야기와 마주하는 대목은 감격적이다. 야곱의 사닥다리는 구원의 다리를 상징한다. 마지막 흥남부두를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매달렸던 그 다리는 마치 야곱의 사닥다리를 연상시킨다. 그 사닥다리를 붙잡고 올라야 죽음의 순간에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고 푸른 사다리라는 공지영의 책 이름도 그런 구원의 사닥다리를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 그 야곱의 사닥다리를 붙잡고 올라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는 우연히 터키에서 읽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갑자기 그 공지영의 소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야곱의 사닥다리 같은 줄거리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선교와 사랑 그리고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의 모습도 함께 떠오른다. 갈라타 다리 위를 걷는 우리 뉴 라이프 식구들의 모습도 머릿속에서 오버랩 된다.
      
과거와 소설과 미래의 비전과 바램이 꿈같이 어울린다. 터키를 다녀오고 곧바로 아버지 장로님이 소천하셨다. 아버지가 야곱의 사닥다리를 붙잡고 하늘로 올라가신 것이다. 야곱의 사닥다리는 공지영의 소설로 그리고 내 삶속에서 그대로 이어져 현실이 되었다. 그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버지가 그 야곱의 사닥다리를 타고 하늘나라로 가시면서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 그것은 정말 그 사닥다리가 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열정적 삶에 대한 결단이었다. 나는 오직 이 길만을 따라 살아 갈 것이라고 결심하였다.

정신없이 아버지를 천국으로 보내드리고 나는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나에게 그 꿈들이 소설과 함께 기억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꿈까지 여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불현듯 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아버지도 그 땅을 가고 싶어 하셨다. 돌아가시기 전 나는 아버지 장로님과 터키 여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해 놓았었다. 그러나 연약해져 입원까지 하시게 된 아버지에게 내년에는 반드시 모시고 갈 것이라 약속하고 나만 떠나게 되었다. 터키에서 돌아오는 날까지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혹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터키 여행 동안 계속해서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리고 그 걱정은 현실이 되어 내가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아버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아버지의 꿈'까지도 터키와 이스탄불의 꿈과 비전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것이 내 아버지 장로님에 대한 아들로서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아버지는 우리가 하려는 역파송의 선교에 대하여 무한한 기대와 신뢰를 갖고 계셨다. 몽골에 보르마 목사를 보낼 때에도 아버지는 그렇게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우리 외국인신학생들에 대하여 깊은 사랑과 소망을 갖고 계셨다. 그는 새벽마다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가운데 우리 외국인신학생들과 역파송의 선교에 대하여는 하루도 기도의 내용에서 빠뜨린 적이 없다고 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기도로 살았다. 그리고 그 기도는 나를 터키에 가게 하였다. 아버지도 가고 싶어 하셨지만 그는 갈 수 없었다. 지금도 그것이 무척이나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버지는 지금 이곳에 계시지 않지만 나는 반드시 그의 마음과 바램과 기도를 품고 터키의 이스탄불에 갈 것이다.

이제 이스탄불과 터키는 내 삶의 소중한 비전을 품고 있는 땅이 되었다. 그 땅에 호잣트 목사 가정을 보내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이전에 꾸지 못하던 꿈이 꾸어진다. 밤마다 나는 갈라타 언덕을 넘던 술탄의 배들이 보이고, 데오도시우스의 성곽과 유스티니아누스의 소피아 성당 그리고 블루 모스크가 떠오른다. 갈라타 다리 밑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잡아 올리던 그 싱싱한 고기들의 향연도 떠오른다. 가야한다. 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 사이의 어느 원형 경기장의 한 귀퉁에서 나는 기도 하련다. 아버지의 꿈까지 품고 그곳에서 호잣트와 뉴라이프 식구들과 함께 간절한 기도를 할 것이다.
그 땅에서 이루어질 새로운 선교에 대하여 그렇게 좋아하셨던 아버지를 그리며 나는 터키로  갈거다. 
야곱의 사닥다리는 아직 접히지 않았다. 터키 땅의 수많은 영혼들에게 야곱의 사닥다리를 내려야 한다. 공지영이 서술했던 그 흥남의 사닥다리처럼 한사람이라도 그 사닥다리로 살려내야 한다는 마지막 그 절규의 겨울바다를 생각하며 나는 야곱의 사닥다리를 이스탄불 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 사이에 걸쳐 놓아야 한다. 그것이 그 땅을 가고 싶었지만 가시지 못하고 야곱의 사닥다리를 타고 하늘로 가신 아버지를 위한 나의 마지막 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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