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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근목사와함께하는선교여행/네팔편(4)


네팔에서 본 네팔 선교의 길

네팔의 인구는 3천만 명이 조금 넘으며, 땅의 넓이는 우리나라의 3배 정도이다. 특히 기독교 인구는 전체인구의 1.8%라 한다. 힌두교 국가이니 기독교의 세력이 미미할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내가 본 네팔 사람들은 종교심이 강한 민족이었다. 어느 라마사원에 갔을 때는 '옴메니 밧메옴' 하면서 탑을 도는 사람들이 끝없이 이어졌으며 그들의 모습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종교심이 느껴졌다. 거대한 탑모양 사원의 계단을 오르면서 여전히 종교적 기원을 하게 한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사는 곳에는 종교성을 상징하듯 그윽한 냄새가 충만했으며 삶 자체가 종교와 분리되지 않은 삶 자체가 나에게 삶과 신앙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였다. 삶이 곧 신앙이며 신앙이 곧 삶으로 공존하고 있었다. 산다는 것이 종교와 분리되지 않는 그 사람들에게 이원론적인 기독교의 모습은 기독교 선교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내가 만난 제이빌(J.vill) 여행사의 엘피 사장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인상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자신이 기독교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로 있을 때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한국에서 만난 기독교인들은 우리 네팔 사람들이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해 주려고 노력 했지요. 나는 그 모습 속에서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그들은 우리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조건 우리를 도와주었지요.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교회에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지금 네팔에 돌아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네팔 사람들을 선교하는 길을 알아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나는 네팔의 선교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오직 사랑이라고 말하는 엘피 사장의 그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는 네팔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조금은 불만이 있는 듯한 표현을 하기도 하였다. 그에게 네팔 현지 선교사들의 어떤 모습이 실망스럽게 느껴졌는지 묻고 싶었을 정도였다. 우리의 선교가 때로는 일방적이거나 독선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삶과 신앙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 네팔의 힌두교도들에게 우리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선교는 거부반응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이 없는 우리에게서 그들은 위선과 허위의식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로 내게 말했다. 그가 자꾸만 말하려는 것은 한국에서 만난 그 선한 기독교인들이었다. 얼마나 그에게 감동을 주었기에 그가 다녔던 한국의 교회와 이름 모를 그 어떤 성도를 자꾸만 말하려 하는 것일까?

나는 그에게서 한가지 확실한 네팔 선교의 길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다. 특히 나그네로 찾아온 네팔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대접하고 나누는 우리의 모습이 곧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는 것이다. 성경을 가르치는 것과 그 말씀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모습은 분리되지 않는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듯 우리의 삶과 신앙은 하나이어야 한다. 엘피 사장이 말하려는 것은 그것이다. 왜 선교를 한다고 하면서 사랑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가 말이다. 네팔 사람들은 힌두교를 믿으면서 삶으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삶과 죽음을 분리하지 않고 현실 속에서 신앙적 삶을 실천하려 한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말과 삶이 다르다. 그런 종교에 네팔 사람들이 호의적일 수 없다. 그들의 실천적 종교보다 기독교가 더 매력적일 수 없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피 사장이 경험한 한국에서의 특별한 만남은 달랐다. 그것은 충격이다. 사랑으로 만난 기독교는 힌두교의 한계를 뛰어넘는 감동이다. 아파하는 네팔 사람을 아무런 대가나 요구 없이 병원에 데리고 가던 그 이름 모를 성도의 모습이 그렇게 고마웠단다. 외국인 노동자라고 멸시하던 한국 사회에서 어느 교회는 그들을 기쁨으로 영접했으며 사랑이 충만한 사귐과 나눔을 실천하였다. 어떤 편견도 차별도 없는 사랑 그 자체인 것이다.
엘피 사장은 내게 말했다. 교회를 짓는 것이 선교가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교라고 말이다.

네팔에서 매년 우리나라에 오는 네팔인 노동자들은 약 8천명에서 1만 명에 달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지 놀랄 일이다. 그들은 젊고 유능한 네팔인들이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나는 네팔에서 그들을 만나며 알게 되었다.

내가 뚝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목회하던 때다. 그러니까 1996년쯤 일게다. 어느 날 네팔인 몇 사람이 다 죽어가는 네팔 청년 한 사람을 등에 업고 찾아왔다. 얼마나 먹지 못했는지 그는 뼈마디가 앙상했다. 그 네팔인들은 지금 이 친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 네팔인 노동자를 병원에 보내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화곡동 어딘가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병원을 찾았다.

사람이 죽어갈 때에도 돈은 걱정이 되었다. 병원비가 얼마나 나오는가는 언제나 내게 딜레마다. 사랑보다 돈이 앞서는 이 이중적인 사랑은 과연 무엇인가. 
그때에도 죽어가는 네팔인을 바라보면서 또 한편 나는 돈을 걱정했다. 어떻게 이 병원비를 조달할 것인가를 놓고 내 머리는 바삐 회전하고 있었다. 정말 나는 나에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는 얼마나 위선적인가!~!
그러나 마지막 결정은 언제나 다행이다. 돈이 걱정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를 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결단을 했다. 돈이 얼마나 드는지는 두 번째다. 그러니까 언제나 우선순위의 결정을 하여야 하는 것이 내 삶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교하면서 언제나 이런 고민은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다행스럽게도 무조건 병원에 보내고 살려놓고 보아야한다는 결단을 했었다. 생명을 살려놓고 그다음 돈문제를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돈은 사람보다 귀하지 않은 것이 아님을 나는 잘 안다. 그 돈은 세상에서 사람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었으므로... 사람을 살리고 나면 돈문제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곤 했다. 돈을 만들기 위하여 여기저기 앵벌이가 되어야 한다. 돈을 찾아 나서는 일이란 무척 고달프다. 돈은 나를 쪽팔리게 하거나 상처를 준다. 돈 때문에 나는 눈물을 흘려야 하고, 돈 때문에 나는 열등감을 느껴야 한다. 아니 이미 나는 열등해져 있었다. 

죽어가던 네팔인 노동자는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는 희귀병이라 했다. 정밀진단을 받고서야 그의 병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것이다. 내장에 무슨 염증이 생겼는지 여기저기 멍이 든 것처럼 푸르둥둥 하다고도 했다. 오랜 시간동안 치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니까 돈이 많이 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처럼 그는 이미 병원에 누워 있으니 살려야 했고 그는 살아난 것이다. 그 다음이 내 몫인 것은 아무도 모른 채 말이다. 거의 한달 쯤 입원하고 그는 건강하게 퇴원을 했다. 그 동안 나는 거지가 되어야 했다.  

누군가는 그렇게 살아나고 누군가는 그렇게 거지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십자가에 달려야 한다. 누군가는 사랑을 받고 누군가는 사랑을 주어야한다. 그것이 삶이다. 그것이 기독교인의 삶이다. 나는 그렇게 세상을 살아야했고, 그렇게 기독교인이 되어 간다.

앵벌이가 되는 것이 억울하지 않아야 한다. 거지같이 취급받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한다. 맷집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광야는 그렇게 나를 강하게 키워주었다.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그 광야가 가르쳐준 야성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를 말이다.

네팔에서 만난 엘피 사장이 나에게 말하려 했던 것은 사랑이다. 누군가의 희생과 아픔은 누군가를 살려내는 힘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선교는 이런 거다. 사랑하는 것이 선교다.
네팔 선교는 한국에서 한다. 서울 한복판에서 나는 네팔 선교를 한다. 그들과 함께 살면서나는 네팔을 끌어안는다. 여기서 사랑하고 살면 네팔까지도 그 사랑은 전해지기 때문이다. 사랑만 하면 하나님 나라는 세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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