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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근 목사와 함께 떠나는 선교 여행 / 네팔편(2)


<그들은 죽음 앞에서 울지 않는다>
  
네팔에 도착하여 처음 찾아간 곳은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TH)사원이었다. 네팔이 힌두교 국가인 점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다. 죽은 자들을 화장하는 모습을 직접 본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놀라움과 동시에 종교적 가치관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히말라야의 눈이 녹은 물이 흘러 만들어진 강가에 사람들은 끝도 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곳은 힌두 사원이면서 동시에 죽은 자를 보내는 화장터였다. 흥미로운 점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장사를 치르기 위하여 찾아온 곳임에도 누구하나 우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통곡소리가 끊이질 않았을 화장터에서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서 내가 느낀 것은 삶과 죽음은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생사관 즉 종교적 영향 때문이리라. 네팔 사람들에게 사는 것과 죽는 것은 또 다른 존재로의 변화일 뿐 죽음이 슬퍼해야 할 어떤 비극적 사건이 아닌 것이다. 죽음은 또 다른 세계로의 귀환일 뿐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더 이상 슬픈 일이 아니다. 그들이 마지막 시신을 태우는 힌두교 사원에서 그렇게 조금도 요동함 없이 앉아있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나는 눈으로 볼 수 없기에 느낌으로 그들이 시신을 태우는 화장터를 상상해 보았다. 원숭이들이 길거리를 차지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원숭이와 살아있는 사람들 그리고 화장터 곳곳에서 시신을 태우는 냄새가 나의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다 태운 장작더미가 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몇 명의 네팔인들이 옷을 벗고는 강물 속으로 들어간다. 히말라야의 눈 녹은 물이 이룬 작은 강이다. 그 강은 인도의 갠지스 강으로 흘러간다. 결코 깨끗할 것 같지 않은 그 강물에 사람들은 몸을 씻는다. 그 물로 몸을 씻으면 영적인 인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영험이 있는 강물이라는 믿음이 없이는 조금도 그 강물에 몸을 닫고 싶지 않을 오염된 물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강물에 들어간다. 갑자기 내안에서 욕지기가 일어난다. 내 코를 자극하는 시신 태우는 냄새가 그윽히 내 몸 전체에 퍼지는 느낌이다. 속이 불편하다. 그런데도 네팔인 누구도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강가의 힌두교 사원은 마치 도시안의 공원인 것처럼 수많은 인파로 가득하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장면이다.
목사인 내게 저들의 종교관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어떤 믿음이기에 저들은 슬픔도 기쁨도 유보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가 한국에서 죽은 네팔인 노동자를 장례 치르면서 느꼈던 그 이상함의 비밀을 알 것 같았다. 네팔인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그의 친구들이 울지 않았던 이유 말이다. 그들은 정말 울지 않았다. 나만 울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 사원의 화장터에서 본 네팔인 누구도 울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죽음이 더 이상 슬픈 일이 아니라는 사고는 어쩌면 기독교의 신앙관과도 일맥상통한 것이 아닌가? 우리도 죽으면 하나님 나라에 간다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니 사실 죽음은 하나님 나라에 가는 통과의례일뿐 그것이 그리 슬픈 일이 아님은 우리의 신학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운다. 죽음 앞에서 운다. 그런데 저들은 울지 않는다. 우리의 슬픔과 저들의 담담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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