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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소비


<국민일보에 실린 글인데, 나섬의 방향과 취지가 같기에 퍼 올립니다.>

19세기 유럽 문학의 걸작 가운데 하나가 네덜란드 소설가 에두아르드 데커가 1860년 발표한 ‘막스 하벨라르’다. 네덜란드의 무자비한 식민지 수탈 정책으로 인해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자바 원주민들이 극심한 고통과 기아에 시달리는 것을 고발한 소설이다. 착취당하는 자바인의 권익을 위해 희생한 하벨라르가 주인공이다. 이 소설에는 데커가 18년간 자바에서 관료로 일하면서 목격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파문은 컸다. 네덜란드 정부는 데커를 직·간접적으로 옥죄었다. 그는 벨기에 등 인접 국가를 떠돌며 집필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다 67세에 숨졌다. 


데커는 숨졌지만 ‘막스 하벨라르’는 부활했다. 멕시코의 가난한 커피 소생산자들이 1986년 유럽 시민단체들에게 서한을 보내 커피를 공정한 가격에 사달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 시민단체들이 이에 화답해 1988년 ‘막스 하벨라르 협회’를 만든 것이다. 개발도상국 커피 생산자와 선진국의 수입업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등 협회의 왕성한 활동으로 ‘막스 하벨라르’는 커피 공정무역의 상징이 됐다.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남겨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불공평한 무역시스템을 개선하자는 공정무역은 ‘착한 소비’와 동의어다. 카카오를 따는 데 동원된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정작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을 맛보기 힘든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작은 실천이 ‘착한 소비’다.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착한 소비’ 바람은 1997년 국제공정무역인증기구(FLO) 창설로 작은 결실을 맺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6000여개의 상품이 공정무역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도 이들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나라에도 ‘착한 소비’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제법 있다. 2008년 국내 공정무역 규모는 30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아직 ‘착한 소비’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안타깝다.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 동시에 커피를 생산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세계적인 기업들에게도 장기적으로는 공정무역이 이익이 될 것이다. 개도국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면 그만큼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공정여행’까지 등장했다. 여행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숙소와 식당 등을 조정하고, 관광객들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다. ‘착한 소비’에 동참하는 소비자와 기업, 단체들이 계속 증가했으면 좋겠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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