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취급방침
오시는길

TEL : 02-446-4195
FAX : 02-458-2982

서울시 광진구 광장로 1
(광장동 401-17)
나섬교회

COPYRIGHT© 2016
NASOMCHURCH
ALL RIGHTS RESERVED.



노마드톡

> 유해근목사 > 노마드톡
bible
   
노마드톡 607_유목민처럼 살고 싶다

유목민 목회를 하면서 유목민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몽골에 가는 여러 이유 중 하나도 유목민의 삶을 보며 한곳에만 머물며 사는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다. 그런데 오랫동안 한곳에서 한가지 사역을 하며 살았다. 이제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을 만큼 커진 사역을 보며 나는 과연 유목민의 삶을 그리워한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유목민처럼 살리라 했으면서 정작 유목민의 삶을 살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유목민의 삶을 추구했던 이유는 자유 때문이다. 나는 젊어서부터 자유를 바라며 살았다. 어느 누구에게 종속당하지 않으며 내 삶을 나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 고난이 있더라도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사는 삶의 최우선 조건이었다.

그래서 군()을 좋아했으면서도 군의 조직이 싫어 일찌감치 전역했고, 기존의 주류 교회에 들어가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았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은 단 한 번도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 아들에게도 넥타이를 매는 직업이 아닌, 출퇴근이 자유로운 삶을 살라고 얘기해 주었다. 자신의 삶과 선택에 대하여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라고 말해 주곤 하였다. 그것은 곧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비교적 자유로운 삶을 산다고 자부했다. 넥타이는 일주일에 한 번 주일날만 매면 되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았다. 사람들은 내게 너무 자유로운 것 아니냐며 부러운 듯 얘기하기도 하였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하며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공허하고 불편하며 갑자기 모든 자유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왜일까? 문득 나 자신이 진정한 자유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추구했던 자유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나는 자유를 누리며 살고자 했지만 정작 자유를 제한하는 삶을 살아왔다. 항상 자유로운 삶을 꿈꾸었지만 실은 자유를 포기하는 삶을 살아온 거였다. 사역이라고 하는 것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유목민을 생각한다. 내가 만든 굴레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 같다. 사역이라는 이름에 더 이상 종노릇 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은 자유였다. 그런데 그것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다시 자유를 생각한다. 남은 삶만큼은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 진정한 자유는 몸만의 자유가 아니라 마음도 영혼도 자유로워야 한다.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