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갈릴리 바닷가를 걸어가시다가, 두 형제,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와 형제간인 안드레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나는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거기에서 조금 더 가시다가, 예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셨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곧 배와 자기들의 아버지를 놓아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마태복음 4:18-22)
외국인근로자들을 선교하면서 건물을 지었다. 작지만 제 건물을 갖는다는 기쁨이 남다른 것은 그만큼 뜨내기처럼 전전하고 살았던 서러움 때문일 게다. 이곳에 외국인 나그네들의 공동체인 나섬공동체를 세우고, 나섬교회와 몽골문화원 그리고 재한몽골학교까지 한곳에 다 모으고 나니 든든한 것이 옛 어른들 많은 자손들 거느리고 명절 맞는 기분이었다.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이 은행에 잔고 싸여가고, 아파트 청약 넣은 것 당첨되어 새로운 집 장만하는 꿈이 가장 크다더니 내 또한 그리 다르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살림살이가 기분을 산뜻하게 하고 내 건물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라치면 그리 기쁨이 충만할 수 없다.
몽골학교 쉼터인 요셉의 집을 세우던 작년에는 또한 큰 보람이었다. 아이들에게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곳에서 갈 곳없는 아이들이 묵으며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 경기도 양평에 우리 나섬공동체 부지를 마련하고 나는 며칠간 잠도 잘 수 없을 만큼 들뜬 마음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꽤나 부자가 된 느낌이다.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선교회와 공동체였는데, 이리저리 재어보고 세어보니 적지 않는 사역지에 꽤나 되는 재산이다. 큰 교회 사람들에겐 아직도 새발의 피 정도일지 모르지만 맨주먹으로 시작한 것에 비교하면 나는 이미 한 일가를 이룬 성공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내 사역의 중심과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정말 재산을 모으고 집을 마련하고 땅을 사는 것이 내 사역의 전부였는지 말이다. 정말 이것이 전부였다면 나는 장사를 했어야 했는데 잘못 살아온 느낌이다. 무엇이 소중한지 알고 살았다고 믿었는데 나는 어느새 성공한 자본가의 꿈을 꾸고 있었던 모양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형편에 위안을 받을 수는 있었겠지만 그것은 정말 쓰레기같은 것들이었음에도 나는 그렇게 속고 있었던 모양이다. 다른 친구들이 교인이 몇 명이고, 헌금이 얼마이며, 교회의 재산이 얼마인지 자랑하는 자리가 그렇게 싫더니 내가 그런 속물이 된 모양이다.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들을 배우고 있었다. 정말 한심스러운 일이 아닌가?
주일 아침이면 외국인 신학생들이 한국인 예배에 함께 참석하여 예배를 드린다. 내 설교를 알아듣는지는 몰라도, 장신대에서 한국말로 강의를 들을 정도니 반 정도는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인도 형제 빵가지가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생이 4명이 되었다. 거기에 평신도 지도자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이 보인다. 몽골인 사역자들과 지도자들의 면면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큰 소망을 준다. 얼마 전에는 인도형제 링꾸가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교회에 적응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매주일 빠지지 않고 교회엘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란사람들도 많이 바뀌었다. 처음엔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만 이제는 곧잘 찬양도 부르고 예배답게 예배도 드리려 한다. 큰 소망이다. 필리핀이나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독교 냄새가 나는 것이 무척 보기 좋다. 자기들끼리 찬양을 준비하거나 예배를 준비하는 모습 속에 성장해 가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정말 많이들 변화되었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도자가 생기고 신학생이 나오고, 앞으로는 전적인 선교 헌신자가 나올 것이니 말이다. 예전에는 예배한번 드리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곤혹스럽더니 이제는 예배는 기본이고,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이고 큰 변화이다.
돈이나 건물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다. 이제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야겠다. 사람을 키우고 사랑하는 자리가 내 자리였다. 아직도 남은 일들이 많이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하나님이 붙여주신 사람이 전부다. 그들이 그들의 공동체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들이다. 돈은 아무 것도 못한다. 그저 어린아이같은 이들의 자랑거리정도일 뿐, 정말 자랑할 것은 사람이고 그들의 미래를 꿈꾸는 비전일 게다.
우리 나섬공동체는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할 게다. 이것으로 유명한 스타가 될 일도 아니고, 말 잘해서 부흥하는 선배목사처럼 될 일도 없다. 스타도 영웅도 아닌 그저 사람이나 한 번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그런 공동체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