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몽골학교와 몽골선교의 비젼
오늘도 몽골 아이들의 찬양소리가 들려온다. 몽골말과 한국말로 번갈아 부르는 찬양을 들으면서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저 아이들의 찬양이 몽골을 바꾸고 몽골 선교의 지평을 새롭게 열게 하옵소서’
내가 몽골인 근로자들을 처음 만나기 시작한 것은 1996년도였다. 우연히 찾아온 몽골 자매를 돕고, 그 자매를 통해 많은 몽골인들이 우리 선교회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 눈에 몽골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999년이었다. 몽골인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이 아이들까지 한국에 데리고 들어온 것이었다. 유목민의 가족중심적인 문화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가르치는 정도의 소극적인 교육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점차 우리의 고민은 몽골아이들의 학력인정과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 위에 세계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이르게 되었다. 2oo5년 2월, 재한몽골학교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외국인 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우리 아이들의 학력은 물론이고, 몽골교육을 기본으로 세계화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이 열려진 것이다.
현재는 50명의 몽골 아이들과 8명의 몽골인 교사, 50여명의 한국인 자원봉사자 선생님이 함께 교육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8월에는 몽골학교 기숙사 겸 쉼터인 ‘요셉의 집’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교육과 생활을 돕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교육과 더불어 신앙교육이다. 매주 한 번 씩 공식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수업시간에는 성경과목이 있어 성서를 배우고, 주일에는 몽골 주일학교를 열어 신앙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고 있다. 특히 장로회신학대학 아래 위치한 관계로 신학생들과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지고, 예배와 찬양을 배우는 좋은 기회까지 얻고 있다.
내게 몽골학교는 가장 보람있고 의미있는 선교사역이다. 몽골학교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한번은 몽골 아이가 기독교 방송에 인터뷰 출연을 한 적이 있었다. 앵커가 우리 몽골 아이에게
“너의 꿈이 무었이냐?”
“우리 목사님처럼 훌륭한 목사가 되고 싶어요”
나는 그 한마디의 대답 앞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저 아이들에게 나는 꿈이 되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그리고 내게도 그 몽골아이와 똑같은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리 몽골 학교를 통하여 몽골 선교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야심찬 꿈이다. 우리 몽골 아이들을 통하여 몽골의 복음화와 선교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보겠다는 아름다운 꿈이다. 그리고 나는 그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그 꿈은 조용히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 실현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몽골선교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여름이면 수많은 교회에서 단기선교를 나가고, 현재 많은 선교사들이 몽골 선교를 위하여 파송을 받고 있다. 몽골 선교가 시작된지 벌써 16년이 되었다. 엄청난 선교사와 재정이 몽골선교를 위하여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몽골의 복음화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체인구의 1%도 복음화되지 못했다. 겉으로는 매우 활기차 보이지만 실제 내용적으로 몽골 선교는 어렵고 요원하다.
그러나 과연 몽골선교는 불가능하며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방법은 있다. 정말 확실하고 분명한 길이 있다. 그것은 몽골인 근로자들을 통한 선교다. 70% 이상이 전문대 이상을 나온 고학력자이자 30세 미만의 젊은 몽골인 근로자들이 바로 몽골 선교의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우리 학교가 그 중심에 있다. 현재 2만명이 넘는 몽골인들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으며, 그들의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이다. 몽골선교에 대한 내 꿈은 헛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꿈이다.
몽골인 근로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교육하고 선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몽골 선교다. 어쩌면 하나님은 몽골 선교를 위하여 많은 몽골인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우리에게 붙여주셨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통하여 마지막 때의 몽골선교를 이루라는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 가운데 몽골 최고의 정치지도자, 재벌, 변호사, 의사, 학자, 시민운동가, 그리고 목회자가 나오게 인도 하옵소서’
벌써 그 기도가 응답받은 것일까 아이들은 무럭무럭 신앙 가운데 잘 자라고 있다. 여기 우리 아이들 중 현재 부산의 지구촌고등학교에 입학한 헝거르 졸이라는 아이의 편지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오랫동안 편지 못 보내서 죄송합니다. 중간고사 다 끝나고 우리 반 체험학습 갔다 왔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에 가고 금요일에 부산에 왔어요. 2학년들은 일본 갔다 왔고, 우리 1학년들은 한국에 국내 기독교유적지 탐방 갔다 왔습니다. 거기서 우리 많은 것을 배우고 그리고 깨달았고 정말 재미있게 갔다 왔습니다. 엄마가 요즘 교회 안 나왔죠? 죄송합니다.
일요일마다 무슨 일이 생기고 시간이 일요일밖에 없어서요. 사촌언니가 애 낳았고(너무 기뻐요^^) 할머니 건강 안 좋으신데요. 그것들 때문에 바빴거든요. 우리 할머니 이제 2달밖에 못사신데요. 저는 괜찮지만 아빠 참 마음이 아프고 힘들겠다. 저 아침마다 기도해요. 요즘 왠지 아픈 사람이 너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애 있거든요. 걔 지금 병원에 있고 아픈 선생님이 우리학교 2명이고 또 어떤 선생님의 딸, 그리고 우리 할머니 아무리 우리는 괜찮고 건강하고 있지만 아픈 사람들 때문에 우리 마음 아프잖아요, 그래서 제가 아픈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픈 사람들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요. 그때 제가 세례받는 것을 좀 알게 돼서 세례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월요일 아침에 Q.T시간에 또 세례에 대해서 말씀 나왔는데 제가 너무 더 세례 받고 싶어졌어요.
이거 다 하나님이 저한테 말씀 하시는 거 같았어요. 내 가족에게 돌아오라고. 저도 이제 예수님만 믿을거니까 세례를 받고 진짜로 크리스찬 되고 싶어요. 제가 처음 이 교회에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리고 제 마음에 제일 가깝고 따뜻하게 느끼는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 세례식 언제지요? 그리고 세례 받을 때 좀 그런 공부 같은 거 해야 된다고 들었는데 제가 여기 뭐 준비하고 해야 되는 것들을 좀 가르쳐주세요. 이제 날씨 너무 추워지고 가을도 아니고 겨울 다 됐는 거 같네요. 선생님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건강하세요! 목사님한테도 안부 부탁드립니다!
저한테 답장 보내주세요. 그냥 메일로 보내 주시면 돼요.
목사님,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헝거르 졸은 원래 신앙이 없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의 지구촌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지... 그러나 그 보다 더 감사한 것은 아이가 신앙 가운데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예수를 모르던 아이가 어느 날 신앙의 눈을 뜨고, 믿음을 고백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 아이들을 통하여 몽골선교를 하고 계신 것이다.
헝거르 졸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찬양과 예배로 시작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배우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통하여 교회를 알고 복음을 듣는다. 아이들의 신앙은 선한 누룩처럼 부모와 가족들에게 퍼져가고 있다.
한번은 몽골 대사관의 영사가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아이들이 배우고 준비한 것들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물론 그 몽골인 외교관은 라마불교 신자였으며, 기독교에 대하여 매우 호전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나와 찬양을 부르는 것을 보더니 ‘교육의 힘이 이렇게 무서울 수가 없군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기독교 교육으로 변화되어 그것을 그대로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외교관은 몽골의 미래가 그렇게 복음화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몽골 아이들의 신앙이 두려운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 아이들의 변화는 희망이고 꿈이다. 그는 무겁고 굳은 얼굴이었지만 내 얼굴은 흐믓하고 감격적인 모습이었다. 몽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복음화 될 것이다. 그 중심 한 가운데에 우리 학교와 몽골인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 재한몽골학교는 몽골 선교의 새로운 대안이며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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