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와 함께 하시는 성령
- 몽골로 돌아가는 간수흐 형제를 생각하며
몽골 형제 간수흐가 엊그제 몽골로 돌아갔다. 한국에 온지 꼭 4년만의 귀국이라고 한다. 그동안 간수흐의 인생에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는 특별한 은혜를 경험한 것이다.
간수흐는 3년 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건설 노무자로 일하던 간수흐가 아파트 공사장 9층 높이에서 추락한 것이다. 턱뼈와 골반과 온 몸이 무너지고 부서졌다. 의사들은 그가 다시 회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모두들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적처럼 간수흐는 살아났다. 몇 번의 길고 무서운 수술을 받으면서 그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났다.
그가 입원한지 몇 개월만에 교회에 나왔을 때를 나는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온몸에 기부스를 하고 교회에 나온 간수흐는 나의 손을 붙잡고 한동안 말없이 울기만 했다. 나도 울었고, 주변의 모든 몽골 사람들은 함께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꺼낸 말은 ‘감사합니다’였다.
‘감사하다’는 그의 고백은 진리다.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는 겻이며, 살아있도록 인도하신 하늘의 도우심에 감사하다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생과 사의 터널을 통과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고백, 그것은 ‘감사합니다’였다.
그후로 간수흐는 교회의 일꾼 중에서도 가장 열심있는 일꾼이 되어갔다. 매주일 가장 모범적으로 교회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앞에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고 때론 자신의 기억조차하기 싫은 경험을 나누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나님의 도우심과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간수흐는 성령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없이는 살아날 수 없었던 사람이다. 그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것은 성령의 동행하심 때문이었다고 믿는다.
성령은 나그네들과 동행하신다. 놀라운 방법으로 성령은 나그네들의 삶과 고백 속에 임재하시고 계신 것이다. 성령은 나그네들을 도우시는 분이시다. 나는 분명히 도우시는 보혜사 성령이 어디에 계시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다.
‘성령은 나그네들을 도우시며 함께 하십니다’
간수흐가 돌아가기전 주, 그는 내게 한 통의 편지를 갖고 왔다. 우리 교회의 온 교우들에게 읽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겪고 깨달은 참 삶과 신앙의 도를 전하고 싶어했다. 너무도 생생하고 놀라운 일이었기에 가슴에 묻어둘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말하고 싶어했다. 그의 삶에 함께 하셨던 성령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했다.
주일날 아침 예배 시간에 나는 간수흐의 편지를 읽어주었다. 그의 간증을 통하여 모든 교우는 큰 은혜를 받았다. 성령은 나그네를 살리고 도우시는 분이시다. 나는 간수흐를 통하여 그것을 너무도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이다.
간수흐는 돌아갔다. 그는 돌아가면서 몽골에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할 수 있으면 신학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성령 하나님은 한 사람의 몽골인 근로자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구원하심으로 그를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를 알게 하는 구원의 통로가 되게 하셨다. 초대교회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은 성령의 역사가 이곳 나그네 선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요한복음 14장 16절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셔서, 영원히 너희와 함께 계시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