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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교실서 꿈 키우는 몽골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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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1 13:33 조회7,1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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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교실서 꿈 키우는 몽골 학생들
"한국은 솔롱고스" 희망 굳건…서울시립대 입학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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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재한 몽골학교는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있다. 담을 끼고 돌면 허름하게 지어진 박스형 교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컨테이너를 붙여 교실 6개를 만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9학년)까지 전교생 80여 명이 생활하기엔 다소 비좁다. 겨울엔 찬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여름엔 찌는 듯 덥지만 벽을 따라 붙여진 장식물들이 삭막함을 덜어준다. 몽골 아이들이 직접 쓴 한국어 단어들이 색색으로 담을 가득 채웠다. 

`앙흐졸` `우정` `바트야, 사랑해-셀렝게가`. 

◆ "우리도 뭐든 될 수 있어요" 

= 재한 몽골학교는 몽골 정부가 외국에 세워진 학교 중 유일하게 정규학교로 인정한 곳이다. 1999년 12월 8명으로 시작한 이곳은 2005년 3월 2일 정식 학교로 첫 입학생을 받았다. 2008년까지 2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올해 7월에는 14명이 졸업할 예정이다. 몽골인 선생님 7명과 한국인 선생님 40명이 아이들을 가르친다. 

몽골학교 지하 강당에서는 전통 몽골 복장을 입은 10명의 아이들이 몽골어로 숫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1은 하늘에 뜬 하나의 달, 4는 말 다리가 4개, 5는 별이 모서리가 5개, 10은 손가락이 10개잖아요. 열손가락으로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노랫말이에요." 숫자 노래를 부른 아이의 이름은 몽흐지매 양(8). `영원한 장신구`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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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몽골학교 학생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민속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어머니가 `대박집`이란 한국밥집에서 일하고 아버지는 일일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가정을 꾸려가고 있지만 몽흐지매 양의 얼굴에서 구김살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같은 시간, 몽골 전통무용 연습도 한창이었다. 샛노란 겨자색과 하늘색 전통 복식을 입고 춤을 추는 아이들의 동작은 활기찬 조랑말을 형상화한 것이다. 간간이 어깨를 들썩이는 동작이 우리나라 전통춤과 유사하다. 멋진 춤사위를 보여 준 앙흐체첵 양(13)의 이름은 `처음 피는 꽃`이란 뜻이다. 앙흐체첵 양은 1년 반 전에 한국에 왔으며, 한국어가 능숙하다. 

몽골어도 한국어와 같은 우랄알타이어계라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앙흐체첵 양의 꿈은 미래에 주얼리, 원더걸스, 소녀시대 같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한국으로 유학온 아버지를 따라온 담딩더르지 군(11)은 "커서 과학자가 되어 우리 생활에 편리한 로켓을 만들고 싶다"며 "몽골이 훌륭한 나라가 되도록 한국에서 수학과 물리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 다양성 존중받는 `솔롱고스(무지개)` 사회로 

= 수업은 오전 8시 반에서 오후 3시 반까지 이뤄진다. 수학, 과학, 몽골 지리, 역사, 문학은 몽골어로 배우고 한국어로는 영어, 컴퓨터, 미술, 체육, 음악 등을 배운다. 몽골어로 시 쓰기, 암송 대회는 중요한 행사다. `우리 조국`이라는 유명한 시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암송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몽골, 한국 선생님의 헌신적 지도로 진로를 잘 잡았다. 올해 3월 서울시립대에 입학한 헝거러졸 씨(21)는 세무학과를 택했다. 나중에 몽골에서도 경제나 세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고3을 마친 그녀처럼 한국 대학 입학을 위해 필요한 어학당 코스를 밟는 몽골 학교 졸업자는 4명이 더 있다. 

몽골학교가 속한 나섬공동체 대표인 유해근 목사(48)는 "몽골어로 한국은 솔롱고스, 즉 무지개의 나라"라며 "더불어 어우러질 때 환상적인 빛을 내는 다양성을 드높이는 일이야말로 한국이 몽골의 `무지개`가 되는 좋은 사례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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