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중도입국자녀의 교육사례- 재한몽골학교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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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1 17:44 조회4,3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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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중도입국자녀의 교육사례-재한몽골학교를 중심으로>
재한몽골학교교감 이강애
본교는 재한몽골인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로서 재학생 모두 동반,중도입국자녀라 할 수 있다. 근로자 혹은 교사나 유학생인 부모를 따라 동반입국했거나, 부모의 재혼으로 중도에 입국한 경우의 아동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본교에 전입학할 때 상담을 해보면 입국한 지 며칠되지 않았거나 한달 가량된 아동들이 대부분이며 간혹 국내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전입학오는 학생들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 입학 당시 아동들은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못한 채 몽골어만 할 줄 아는 상태에서 입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올 해로 개교 11년째를 맞는 본교는 그동안 수많은 중도입국자녀들을 만났고, 함께 생활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들의 초기 사회화를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현재 본교에는 초중학교 8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데 그 중 10%인 8명의 아이는 한쪽부모가 한국인인 다문화가정의 자녀이다. 즉, 부모 중 한 쪽이 자국에서 이미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 기르다가 이혼 또는 사별을 겪은 후,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을 하여 이전에 낳은 자녀를 중도에 입국시키는 경우이다. 그런 경우 아동은 심각한 자아정체감의 혼란과 사회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약 4년 전 본교에 9살 여아가 부모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찾아온 경우가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몽골인이었고 아버지는 한국인이었는데, 요는 어머니가 1년전인 2005년도에 한국인 남편과 재혼하였고 다음해 바로 아이를 입양하여 국내로 데리고 온 것이었다. 당시 아이의 거주지는 인천이었고 당연히 집근처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켰으나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가운데 낯선 학교생활이 아이에게 충격이 되었는지 아이가 학교에 가길 너무 싫어하고 몽골로 돌아가겠다고 매일 울고 보채어서 부모가 고민 중에 우리학교를 찾은 것이었다. 본교의 위치는 서울시 광진구였고 아이의 집은 인천시였으므로 아이는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기에 집에 가서 짐을 챙겨오기로 하고 돌아갔었다. 며칠 후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다시 본교를 찾았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교생활과 한국생활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하였다. 놀랍게도 아이는 일주일도 안되어 학교를 좋아하게 되었고 매우 빨리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몇 개월을 옆에서 지켜보니 아이는 두뇌도 명석하여 한국어를 또래 아이들 중 가장 빨리 배우기 시작했고 몇개월 되지않아 옆친구들에게 통역을 해줄 정도까지 발전하였다. 처음 본교에 입학할 때 부모는 2년 정도 학교에 잘 적응할 때까지 보내겠다고 하였으나 아이의 적응력이 뛰어나자 1년 만에 집근처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시키게 되었다.
다음의 글들은 아이가 본교에 입학할 당시, 그리고 아이가 한국학교로 다시 전학한 후에 본교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이다.
1-아이가 본교에 전학온 지 3일째 되던날 필자가 올린 글
지난 10월 23일 새로운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이름은 알탕솝드, 9살 여아입니다. 알탕솝드는 한국학교에서 전학을 왔는데 오게된 사연은, 엄마가 한국인과 재혼하여 한국인 아빠의 딸로 입양이 되어 두 달 전 한국에 오게 되었고, 집 앞 일반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그런데 학교에 다닌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알탕솝드는 몽골로 돌려보내달라고, 몽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겠다고 울면서 학교에 가길 싫어했답니다. 그렇게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며 고민을 하던 아이의 아빠께서 우리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전화로 문의하고 학교를 방문한 후 전입학 시킬 것을 결심하게 된것입니다.상담하러 우리학교에 왔을 때 아이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묻는 말에 대답은 하지않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무언가 심히 못마땅하고 화가 많이 난 듯했습니다. 겨우 아이를 설득하여 입학하기로 하고 집이 인천이므로 기숙사에 입주하기로 하고 짐을 싸서 다시 오기로 하고 돌아갔습니다.돌아간 지 이틀이 지나도 오지 않기에 안오려나? 했는데 사흘째 되던 날 부모님과 옷가지를 챙겨 학교에 온 때가 22일 오후였습니다. 월요일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여 이제 3일이 지났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학교 다니기가 어떠냐고, 좋으냐고... 아이는 씨익 웃으며 학교가 좋다고 하더군요.제 마음이 흐믓하였습니다. 알탕솝드는 어차피 한국사회에 적응하며 살아야하는데 학교에 다니기를 싫어하니 어쩌나 했는데 아이가 학교에 정을 붙이게 된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 다행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오늘도 수업 시간에 창문으로 초등반 교실을 엿보니 무언가를 열심히 쓰며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알탕솝드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학교에서 9학년 졸업할 때까지 다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를 익히고 한국이 좋아질 때까지 잘 적응하여 행복한 한국생활 하게 되길 바랍니다."알탕솝드야! 우리 몽골학교 식구들은 모두 널 환영한단다. 즐거운 학교생활, 점점 좋아지는 한국이 되길 바란다."
2-본교에 전학온 후 아이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저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몽골학교가 있다고 들어서 몽골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집에서 너무 멀어서 못갔어요. 그래서 한국학교에 가서 한국아이들 처음 보았을 때 애들이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다니다보니 왕따 시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속상해서 몽골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떤 한국 선생님이 나에게 몽골학교가 있다고 말했어요. 그 학교를 알려 주셨어요. 그래서 몽골학교 왔는데 처음에 학교 다니다 한국학교처럼 저를 왕따 시킬까봐 걱정했어요. 그러나 학교가 완전히 틀렸어요.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내가 학교에 친해져서 많은 친구가 생겼어요.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생겼어요.
3-집근처로 전학한 후 아이가 본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
안녕하세요~~ 저는 바로바로 알탕솝드입니다. 제가 학교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에는 1등하고 국어에도 1등을 했습니다. 제가 공부 잘 하죠~~ 새로운 동생들이 많았졌네. 그 귀여운 동생들 얼굴 보며 제가 놀랐습니다. 그리고 동생들한테 할 말이 있어요. 동생들아 몽골학교에 다녔으니까 공부잘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언니,오빠,누나,형들이랑 잘 어울리고 잘 지내!! 그리고 몽골학교 생활도 잘해. 몽골학교 애들아 나 많이 보고싶어. 그리고 선생님 많이 보고싶어요.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아이는 본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생활과 학교생활에 연착륙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중도입국하여 어려움을 호소하며 본교를 찾는 아이들은 매년 재학생의 10%를 차지한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도에 전혀 다른 환경과 상황에 놓여지게 되는 아이들의 고충이 얼마나 심할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 해(2009년도) 본교 9학년을 졸업한 학생 중에도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있었다. 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와 재혼을 한 경우인데, 그 학생 역시 입국한지 두 달이 채 안되어 본교에 전입학하였다. 본교에 전학할 당시 8학년 이던 그 학생은 9학년까지 학업을 마친 후 국내 일반고교에 진학하였고, 잘 적응하고 있으며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본교를 거쳐 간 중도입국자녀들은 대부분 학교생활은 물론 한국생활에의 적응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새로운 환경과 상황을 맞이하는 아동들이 보다 적은 충격 속에 연착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본교에서는 현재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국내에 편입되어 살아야하는 중도입국 다문화가정자녀를 위한 적응프로그램을 별도로 설치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본교 재학생 모두 동반 또는 중도입국자녀들이므로 교과과정이나 운영에 있어 자연스럽게 중도입국자녀들 가운데 다문화가정자녀들의 상황에 맞는 사회화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본교의 교과과정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본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자국의 주요 교과목을 가르치고 아울러 한국어교과를 비중있게 안배하여 지도하고 있다. 몽골과목이외의 모든 교과는 한국인교사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많이 노출되게 되고 한국어를 보다 빨리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어의 초급단계는 자국민을 교사로 두고 있다. 몽골에서 갓 입국하여 몽골어 이외에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전혀 없는 가운데 외국어인 한국어를 자국인교사로부터 배우게 될 때 아이들은 훨씬 체계적이고 안정된 가운데 한국어를 습득하게 된다.
본교의 교과운영은 동반,중도입국자녀의 한국적응 및 사회화의 초기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 여겨진다. 한국어와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은 학년별로 배우고, 한국어는 개인차와 입국한 시간의 장,단기간에 따른 차이 등등을 고려하여 수준별로 배우게 되므로 더욱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한국생활에 적응해가게 되는 것이다.
이와같은 교과과정은 동반,중도입국한 자녀들 중 한국인으로 입양되어 한국인으로 살아야하는 중도입국자녀들을 위하여 적절한 사회화의 초기과정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국제결혼으로 인한 동반,중도입국자녀는 해가 거듭할수록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갓 입국하자마자 거주지 인근의 국내학교에 입학하여 잘 적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례로 100% 몽골인이던 아이가 어떻게 갑자기 100%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동반 중도입국자녀들이 국내에 연착륙할 수 있는 중간지대가 꼭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몽골자녀의 경우 몽골학교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밖에 다양한 국가로부터 온 자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적으로 기존 초중학교(본교를 포함하여) 가운데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거점학교'를 지정 운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하여 인근학교와 연계해 중도입국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절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할 것이다. 중도입국자녀들에게는 일정기간 언어를 습득하고 문화를 이해하며 한국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는 준비기간이 꼭 필요하다.
그 후에야 거주지 인근의 한국학교에 입학하여 또래들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며 진정한 한국인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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