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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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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2 16:54 조회10,4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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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오늘(5월 22일 금요일) 하남시에 있는 미사리조정경기장으로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버스 두 대를 빌려 학생과 교사 전원이 오랜만에 바람도 쐬고 너무 즐거운 하루였죠.
소풍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아이 중 하나가 말하더군요. “야~ 우리 몽골 같다!” 
넓은 잔디밭과 탁 트인 시야로 넓게 드리운 하늘이 보여서 그런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마치 고삐풀린 망아지들처럼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운동장이 없어 그동안 맘껏 뛰놀지 못했던 아이들이 마치 물만난 고기처럼 잔디밭에서 뒹굴고 뛰어다니며 공놀이도 하고 배드민턴도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마음이 흐믓하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얼마 후 학생자치회의 임원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오전 시간을 보내고 점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쇼르와 수태차를 준비하여 나누어 먹었습니다. 몽골전통음식 중 대표격인 ‘호쇼르’. 크기도 커서 어른 손바닥 두 배만한 크기의 튀김 만두입니다. 큰아이들은 3~5개씩, 작은 아이들은 2~3개씩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저도 먹어보니 조금 느끼할 정도로 기름이 많이 묻어있긴 했지만 맛있더군요.

점심 식사가 끝난 후,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타게 해주었습니다. 저마다 자기 몸에 맞는 자전거를 한 대씩, 혹은 두 명씩 짝을 지어 타고 쌩쌩~ 어찌나 잘 타던지요! 
마치 초원에서 말을 달리듯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신나게 타더군요. 
저는 사실 우리 아이들이 자전거를 그렇게 잘 탈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타고 싶은 사람, 탈 줄 아는 사람은 손들라고 했지요. 희망하는 아이들 몇 명만 태워주려구요. 그랬더니 몸이 아파서 안타는 아이 2명을 빼고는 모두 타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졸업사진을 찍어야하는 9학년을 빼고 전교생 모두에게 자전거를 빌려주었지요.

날씨도 화창하고 아이들과 교사 모두 너무도 평화롭고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있어 
저 또한 “더 이상 좋을 순 없다!”라고 중얼거리며 그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아뿔싸! 
그런데 저 쪽에서부터 “교감선생님!”하며 다급하게 절 부르며 누군가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마침 온누리 TV에서 PD 두 사람이 우리학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촬영차 동행하였는데 그분들이 절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저기 아이 하나가, 허벅지가 ... ... 크게 다쳤어요!”
 “네에?”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8학년 남아 텔뭉바타르가 절룩거리며 아파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디를 다쳤니? 괜찮니? 어쩌다 그랬어?” 
“자전거 타면서 제가 다른곳을 보다가 돌에 부딪쳤어요.” 
아이의 상처 난 부위를 볼 겨를도 없이 그 PD의 자동차를 타고 늘 우리를 도와주시는 원장님의 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언제든 우리몽골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치면 싫은 내색 한 번도 안하시고 치료해주시는 원장님께 염치불구하고 전화를 드리고 달려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여 수술용 침대에 아이를 누이고 상처난 부위를 보는 순간 저는 너무도 놀랐습니다. 상처가 생각보다 심했기 때문입니다. 뼈가 보일 정도로 상처가 깊었고 속살이 많이 드러나 있어 보기만해도 움찔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않고 심한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습니다. 
“아프지않아? 아프면 울어도 돼. 소리를 질러도 되고”
“아니에요, 남자는 울면 안돼요.” 
“아냐, 아프면 울고 소리질러도 돼. 괜찮아.” 
그래도 아이는 울지않았습니다. 마취를 하고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동안에도 이를 악물고 가끔 “아!”소리를 낼뿐 울지 않았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를 보며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옛날 척박한 땅에서 온갖 고난과 싸우며 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스칸의 후예라서 이리도 강한가? 몽골학교에 몸담고 있으면서 우리아이들이 강인하다는 것을 늘 느껴왔지만, 텔뭉바타르를 보면서 또 한 번 강한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다행히 아이는 살이 찢겼을 뿐 인대가 파열되지 않아 걷는 데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오늘은 즐거운 소풍날!

아무사고도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학교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넓은 공간에서 맑은 공기로 호흡하며 함께 했던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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