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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여행 단상[마원철집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현장에 10여 차례 드나들던 파리에 2006년 이후 5년만에 다시 밟게 되었다.
연초부터 무슨 일복이 많은지 좀 부담스런 출장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계급이 깡패라고 까라면 까야지 뭐..노가다가)
그런데 이게 왠떡! 오래 살다 보니 이런 행운도 있네!! 항공사에서 무료로 일반석에서 비즈니스로 좌석승급을 해 준 것이다. 꽁짜 좋아하면 머리 벗겨진다는 속설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기분은 최고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런 것도 TGIF (Thanks God It’s Free of charge) 인가요?)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에 출장가는 날 연평도 포격소식을 공항에서 보고 마음이 무거워서 이번에도 나 없을 때 김정은이 사고를 칠까봐 (?) 좀 불안했는데 다행이도 아무짓 하지 안았고 유럽의 대 폭설로 오도가도 못하고 묶일까 우려했는데 날씨도 칙칙하긴 하지만 눈은 내리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간만에 보는 파리에서 개선문과 샹제리가 코앞인데 시간이 없어 투어가 힘들다는 것이다. 내 돈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니 어쩔 수 없지만 마일리지라도 쌓이니 위안을 삼을 수 밖에..
그리고 CDG(샤를 드골) 공항의 아름답게 잘 지어진 건물이었지만 2004년 붕괴된 후 다시 개관한 2E Terminal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번 출장/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밀라노에는 성악을 전공하고 현지인과 결혼해서 그곳에 사는 아끼는 후배가 있어 생생한 사전 정보를 얻어 갔는데 겨울날씨가 무척 습하고 추워 음산하다는 말을 듣고 완전무장을 하고 갔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 입성하는 만큼 나름대로 신경써서 내 소유물중 명품에 속한 것을 챙겨 갔는데, 마누라보다 살붙이고 살아온 세월이 긴 애장품인 오리털 파카를 입었더니 somebody가 뒤에서 “요즘도 구가다 오리털 파카를 입는 사람이 있네” 하는 것 같다..(양주 발렌타인 17년산은 알아주지만 17년 연식의 입생로랑 오리털파카는 아무도 모르는가 보다..)

이틀간의 출장업무가 끝나고 저녁에 후배가족이 호텔로 찾아와 밀라노 중심가로 투어를 시켜주었는데 날도 춥고 피곤해서 많은 것은 보지 못했지만 두오모 성당과 갤러리아 건물은 대리석으로 지어진 석조 건축물답게 웅장함과 정교함을 겸비하였으며 야간조명과 어우러져 제법 환상적이다..
(이럴땐 나도 건축과로 갈걸 하는 잠깐의 후회가 든다)

최후의 만찬 벽화가 있다는 산타마리아 델레그라치에 교회는 영화 다빈치 코드 이후 더욱 유명한 장소가 되어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하단다. 말레이시아의 상징인 쌍둥이 빌딩도(Kuala Lumpur City Center) 예약을 못해 인연을 맺지 못해 나중으로 미뤘는데 이것도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사악한 독재자 무솔리니의 시신이 성난군중의 돌팔매질이 있었다는 광장을 후배 남편이 설명을 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역사는 잘 모르지만 기독교 공인과 연관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 밀라노 칙령(Edict of Milan)과 관련된 유적이 있는가 물었더니 잘 모르는 것 같다.

현지에 머무르는 동안 3끼 이상의 식사를 이태리 정통피자로 해결을 했는데 후배 신랑 왈 “한국 피자가 더 맛있어요”. 저녁을 밀라노 한인식당에서 먹었는데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번은 가족들과 한인식당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해물 누룽지탕을 무척 잘 먹는 것을 보니 한식의 세계화(?)도 가능성이 있나 보다..

짧은 체류기간 내내 가랑비가 오고 안개가 끼여 일기가 불순했고 오는 날에도 안개가 짙게 끼어 공항이 폐쇄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 자신은 원래 요리사로 젊은 시절 여러나라를 다니며 호텔요리사로 일했는데 이젠 고국에 돌아와 택시를 하면 조용히 여생을 보낸다고 하며 명함을 주면서 또 방문하면 전화하라고 영업까지 한다. 여유롭게 노년을 보내며 일하는 모습이 부러운 생각이 든다.
자욱한 안개덕분에 밀라노에서 파리로 날아갈 때 유럽의 지붕 알프스를 발아래 두고 경치를 구경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유럽의 공항들도 테러에 대비한 검색이 강화되어서 오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부담스런 출장도 끝나 긴장도 풀리고 피곤이 몰려와 좀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다시 내 땅으로 간다고 하니 마음은 가벼웠다..

앞으로 땅에서 얼마나 더 숨쉬고 살아갈지 모를 인생이지만 가능하면 창조주가 만드신 아름다운 지구촌 구석구석을 많이 돌아보고 하늘로 갔으면 하는 소망이다. 그리고 삶에 여유가 있어 좀 더 많이 나누고 많이 베풀며 살고 싶다..

신이시여 삶에 쫓기고, 일상에 찌든 어린양을(?) 축복하소서..


글쓴이 : 마원철 집사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