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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행복의 뜻" [고은경집사]

#1-1987년 11월 24일 오후 2시경, 여자는 산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이런 끔찍한 아픔은 다신 경험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마지막 힘을 주었다. 딸이었다.

#2-겨자씨  반의 반의 반쯤 만한 믿음을 가진 남자가 이제 좀 화색이 도는 여자에게 물었다. 아기이름을 뭘로 지을까... 그 남자의 믿음의 반의 반도 안 되는 여자가 시큰둥하게 ‘글쎄’라고 내뱉으려하는데...‘아, 성은이 어때?’ 라고 남자가 단발마처럼 소리를 쳤다. ‘성은이?’ ‘괜찮은데... 음... 그럼 거룩할 성(聖)에 은혜 은(恩)이면 되겠네.’ 하여, 아기의 이름은 성은이가 되었다. 그 ‘성은’이라는 뜻이 곧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겨자씨반의 반의 반 만한 믿음을 가진 남자나 그 남자의 반의 반도 안 되는 여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3-성은이는 귀엽고 착했고 예뻤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미운 일곱살이 되기 전인 여섯 살때까지 해당되는 표현이었다. 여자는 아이를 키우는 것에 아주 미숙했고, 남자 역시 그러했다. 아이는 호적에 엄마 고은경, 아빠 오준상의 딸 오성은이라 올려졌다. 아이는 옥수수대처럼 무럭무럭 자랐다.

#4-올 것이 왔다.
여자는 당황을 한다. 딸아이의 모습에서 여자자신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너는 발을 땅에 붙이고 사냐는 말을 항상 듣고 자랐던 사춘기. 그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껏 철이 안든 여자가 새삼스레 당황하기 시작한다.
사건은... 말하자면 과년하게 커버린 딸아이가 늦게 들어 온 날... 여자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그냥 보통 엄마들처럼... 소릴친다. ‘너, 문 닫고 들어 와!’라는 여자의 소리에 딸아이는 말 그대로 문 닫고 밖에 서 있는 것이었다. 딴은 그 말대로 하자면 그 행동이 맞긴 하지만...

#5-딸아이가 어느 날 밥 먹다가 선언을 한다. ‘나... 가톨릭 성당엘 다니고 싶어.’ 여자는 ‘그래그래. 그곳에도 하나님이 계신다더라’하며 쿨하게 넘어간다. 이번엔 남자가 당황을 한다. 한집에서 도대체...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아, 누구든 대한민국에선 종교의 자유를 막진 못해... 그건 인권유린이나 마차가지야...라며 딸의 팔을 들어 주었을 때, 남자는 퍽 외로웠을 것이다. 

#6-새해 아침, 딸아이가 조잘거린다.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 좀 식상하지 않아요?’ ‘그래, 좀 식상하긴 하다만 뭐, 수백 년을 새해마다 사명처럼 입에 매달고 살아왔던 민족이니 어떡하겠니? 뭐 좋은 말이 생각해 봤니?’ 라고 하니.... ‘새 행복 많이 받으세요... 어때?’ 라고 한다. 여자가 움찔한다.

#7-새 행복.
여자는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매해마다 매번 같은 결심에 매번 같은 후회를 반복했던 여자... 이젠 그 반복도 지겹다. 딸아이의 말대로 새 것을 찾기로 한다. 구태의연은 버리고 좀 더 번개처럼 가슴을 후리는 결심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도 곁들여 놓고 보니 그럴싸한 상황이 전개된다.

#8-새 행복의 정의를 한다.
가장 가까운 남자를 새롭게 보자. 가장 가까운 여자를 새롭게 보자. 아니다... 내 가방의 가장 깊숙한 닳아빠진 지우개 하나까지도 새롭게 보자. 그 지우개에 지움을 당한 몽당연필도 새롭다. 

결론은 지금껏 여자가 생각해 왔던 예수님을 다시 한 번 새롭게 바라보는 일. 예수님, 왜 그러셨어요 하며 새 눈물을 훔치기... 훔치다가 한바탕 울어보기. 그리곤 여자는 눈물이 빠져나간 빈 가슴에 새 행복을 차곡차곡 채우기. 비로소 여자와 남자는 성은이라는 아이가 하나님의 선물이었다고 만 24년 만에 고백하기. 그게 바로 새 행복의 뜻이 아닐까.

글쓴이 :  고은경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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