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ack 오두막을 읽고.....
- William Paul Young, 한은경 옮김, 세계사발행 -
경이(驚異)라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책 - 하나님에 대해, 아버지와 예수와 성령과의 관계, 그들(그)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내가 가졌던 모든 생각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 책.
“그래요! 하나님도 비난 받아야 해요.”
책에서와 같이 나에게 하나님과 인류를 심판하는 자리가 허락된다면, 나 역시 주인공처럼 크게 소리쳤으리라.
막내딸이 ‘꼬마숙녀 살인마’라는 연쇄살인범의 5번째 희생제물이 되었을 거라는 FBI의 수사발표가 있고나서 3년 반. 미시는 피살된 것으로 공식 추정되었다. 만약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지만 않았어도, 만약에 아이들이 카누를 타겠다고 했을 때 안 된다고만 했어도, 만약에 그 전날 출발하기만 했어도.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를 되뇌어도 미시의 시신도 묻지 못했다는 사실은, 실패한 아빠라는 자책감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딸아이가 아직도 숲속 어딘가에 혼자 있다는 생각이 매일같이 그를 따라다녔다.
시간이 흐르면서, 비록 감동이 없는 신앙생활이었지만 맥은 그 안에서 어느 정도 위안과 평안을 얻게 되나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여전히 떨칠 수 없었으며 하나님과의 사이는 벌어지게 되고 점점 더 벌어져만 가는 간격을 그는 애써 무시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발생한지 3년 반이 지난 지금, 맥은 ‘파파’로부터 사건의 현장이었던 오두막으로 오라는 쪽지를 받는다. 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왜냐하면 ‘파파’는 낸과 그가 하나님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쪽지를 보내? 말도 안 돼. 아니면, 살인범이 놀리려고 보낸 쪽지일까? 끔찍한 장소를 만남의 장소로 택한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혼란스러운 중에서도, 맥은, 결국 자신이 그곳으로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곳에서 하나님인 그들을 - 파파, 예수, 성령 - 만나게 된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했던 것처럼 맥에게 물위를 걸어 호수를 건너게 하면서 미시의 죽음에 대해 얘기한다.
호수 건너편의 신비한 장소에서 이어지는 토론은
“미시가 하나님의 아이인가요? 그렇다면 하나님이 하나님의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한다는 걸 믿지 못 하겠어요! 그 일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계신 분이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했지요?”
라는 맥의 비난으로 정점에 이른다.
“자, 그러면 이 의자에 앉으세요.”
이렇게 맥은 하나님을 심판하는 심판관의 자리에 앉게 된다.
오후에 혼자서 카누를 타고 호수중간에 나간 맥은 ‘사라유’(성령)가 뱃머리에 앉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갑작스런 그녀의 출현에 놀라 소리치며 물어보았다.
“내내 여기 있었나요?”
“그럼요. 나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는걸요.”
“내가 왜 몰랐죠?”
“당신이 알아보는 것과 내가 실제로 여기 있는 것은 아무 관계도 없어요. 나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어요. 가끔은 당신이 특별한 방법으로, 좀 더 의식적으로 나를 알아봤으면 하고 바라긴 하죠.”
맥이 오두막에 가보니 ‘예수’와 ‘사라유’는 식탁에 앉아 있었고 ‘파파’는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접시들을 분주히 나르고 있었다.
“나는 그 누구에게라도 무엇을 기대해 본 적이 없어요. 기대라는 말에는, 미래나 결과를 모르면서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행동을 통제하려 한다는 뜻이 전제되어 있어요. 인간은 대개 기대를 통해 행동을 통제하려 애쓰죠. 우리는 당신과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 또 무엇을 기대하겠어요? 내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죠.”
‘파파’의 말이다.
식사도중 ‘사라유’는 맥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말을 하였다.
“나는”
그녀가 두 손을 벌려 ‘예수’와 ‘파파’까지 포함하며 말했다.
“나는 동사예요.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예요. 미래에도 마찬가지죠. 나는 동사예요! 나는 살아 있고 역동적이며 늘 활동적이고 또 움직이죠. 나는 지금도 동사예요. 더욱이 나의 본질도 동사죠.”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보다 진실하신 하나님, 나를 위해 봉사하시는 이” 라고 고백하는 맥에게 나를 겹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