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나는 그의 치열하고 쉼 없는 도전에 감동하였다. 그에게 성공은 무엇인가를 이루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이며 창조 그 자체였다. 그는 여기까지가 자신의 삶이라고 스스로 규정하거나 성공의 자리에 도취하지 않았다. 창조적 삶에 대한 갈급함과 열정으로 결코 길지 않은 인생을 무척이나 의미 있고 풍요롭게 살다 간 것이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입양되었고 대학을 중퇴하였으며 다른 사람들과 그리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없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잡스는 늘 아웃 사이더였다. 그는 주류가 되었지만 주류로서 살지 않았고 영원한 아웃 사이더로 존재하고 싶어했다. 그 아웃 사이더의 영성이 그를 창조적 기업인으로,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일으켜 세웠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그에 대한 오해가 이해로 바뀌게 되었고, 그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아웃 사이더'이다. 내가 그에게서 찾은 하나의 희망이랄까. 아웃 사이더라는 말이 실감나게 하는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와의 동질감을 하나의 위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 그에게서 나는 아웃 사이더의 영성을 배웠다. 그는 성공을 위하여 산 것이 아니라 그 영혼의 갈급함을 채우기 위하여 존재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아웃 사이더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주류로서 성공한 사람이기 보다는 끊임없는 갈급함을 채우기 위하여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의 갈급함이 애플을 만들었다.
요즘 들어 이 갈급함이 또 극성이다. 나를 아는 어떤 사람은 또 사고치지 않느냐 놀려대기도 한다. 나는 사고뭉치인 것이다. 사고 없는 인생은 재미가 없으니 어쩌면 운명 같은 삶이다. 창조적인 사고를 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인생을 재미있도록 만드는 일이라면 나는 무슨 일이든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또 그런 사고를 치고 싶다. 내가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이유일 것이다. 갈급하고 열정적이며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하여 더 솔직했던 모습 말이다. 나는 이제 가슴이 시키는 일을 찾고 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 말이다. 내가 행복하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중이다. 어디에 그런 일들이 숨어 있을까?
내가 찾고 있는 일은 지금까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일이어야 한다. 특히 목회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어야 한다. 그래서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실패해도 괜찮은 일이어야 한다. 망해도 행복했노라고 말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책을 읽다가 혹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도 번뜩이는 생각에 가슴이 뛰는 순간이 있다. 그러면 나는 쉴새없이 그 일에 몰입하고 생각을 한다.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 나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도전하고 싶다. 죽는 날까지 새로움에 대하여 갈급해 하며 창조적 삶에 대하여 맞장뜨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목사도 전세계를 여행하며 가장 아름다운 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행은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알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 삶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도전하는 자에게 언제나 문은 열여 있다는 것도 가르쳐주어야 한다. 헬렌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수필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수필로 인정받았다. 내가 그녀의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인간에게 불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헬렌 켈러의 말대로 하나님은 하나의 문을 닫으면 또 하나의 문을 열어 주신다는 사실이다. 아직 나는 목마름의 갈증이 심하다. 나는 물을 더 마시고 싶은 것이다. 내게는 여전히 갈급하고 식지 않은 열정이 있다. 아직 내 삶의 끝은 오지 않았다. 나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은 것이다. 창조적 도전이며 불가능을 희망으로 만드는 도전이다. 분명 나는 갈증으로 목마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