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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노마드와 코바코 레스토랑을 시작한 이유 <유해근 목사>

2012년 2월 중순 어느 날, 잘 아는 집사님 한분이 찾아오셨다.
근사한 저택 안의 카페와 식당 자리가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이미 광나루에서 잔뼈가 굵은 내게 그 저택은 이미 잘 알고 있는 터였다. 바로 나의 모교인 장로회신학대학 입구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운영을 해보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던 내게 그 제안은 곧바로 하늘의 음성처럼 들려왔다.  
특히 그곳이 장신대 바로 입구에 있다는 점이 나에게 큰 매력을 주었다.
만약 그곳이 다른  곳이었다고 하면 그렇게 빨리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장신대 앞에 위치한 곳이라는 점에서 내게는 그곳에 도전해보고 싶은 강한 의지가 생겨났다.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면서 나는 무척이나 많은 오해와 비판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교회가 무슨 장사를 하냐며  조롱아닌 조롱, 아니 그보다 더 강한 비난과 손가락질을 당했다. 나를 장사꾼처럼 포장해 왜곡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섬의 사회적 기업을 제대로 이해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렸다.
사회적 기업을 시작한 후, 몇 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전화에 대고 목사가 교인들 데리고 장사하면 되느냐며 막말로 욕을 하고는 사라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느꼈던 자괴감은 지금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한국교회는 아직도 사회적 기업을 모르고 있다.
몇 달 전 우리 교단의 사회봉사부에서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는 목회자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 몇 명이나 모였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목회자가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을까 알고도 싶은 마음에 간담회에 참석하였다.
가보니 딱히 사회적 기업이랄 것도 없이 그저 비슷하게나마 기업을 운영하는 목회자가 나를 포함하여 두 세명 뿐이었다. 우리 교단 사회봉사부가 사회적 기업지원센터를 만들고 싶어하는 의지는 읽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먼 미래의 일처럼 아직 멀었다는 생각만 갖고 돌아왔다.
우리는 얼마나 이중적인 태도로 세상과 교회를 구별하며 사는가. 나는 그날 억눌린 금기와 자본주의 욕망 가운데 서성이고 있는 우리 한국교회를 보았다.
나는 우리공동체가 재정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재정적 자립은 나의 목회에 있어 큰 고민거리였다. 소위 특수목회를 하는 목회자에게 재정적인 문제는 가장 큰 걸림돌이자 숙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신대 앞의 카페와 식당 자리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곧 인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카페와 식당 운영을 통하여 재정자립의 모델을 만든다면 후배 목회자들에게 큰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소외된 목회에도 대안이 있으며 그 길로 가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두 가지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려진 것같아 기분이 좋다. 카페와 식당 운영은 우리 공동체와 나의 목회에 있어 큰 전환점이자 새로운 목회로의 성숙을 위한 커다란 발걸음이 될 것이다.
나섬공동체가 새로운 목회의 대안이며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특수목회도 얼마든지 자립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꼭 필요한 일터를 제공하여 줌으로써 공동체적 삶과 목회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되었다.
나섬의 사회적 기업은 그러한 목적의식 속에서 시작한 것이다.

카페 노마드와 코바코 레스토랑은 새로운 미래목회의 중요한 가능성이 될 것이다.
'카페교회'와 '식당교회'라는 새로운 의미의 교회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세상의 일과 교회의 사역은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장터신학'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지금도 매일 점심식사를 한 후, 아내와 카페 노마드와 코바코 레스토랑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을 하루의 중요한 일상으로 삼고 있다.
아내의 손을 붙잡고 장신대 옆길을 걸으며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며 맛있게 음식을 나누는 카페와 식당의 앞마당을 걷노라면 그냥 행복해진다.
나섬의 식구들이 부지런히 일을 하고, 나의 작은 놈 영길이에게 소중한 일자리가 만들어 진 것도 무척 소중한 변화이고 기쁨이다.
외국인 나그네와 함께 사는 공동체로, 영길이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작은 일터로 쓰임받는 나섬의 사회적기업을 보면서, 그리고 청년실업을 극복하기 위하여 애쓰는 나섬의 청년들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삶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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