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취급방침
오시는길

TEL : 02-446-4195
FAX : 02-458-2982

서울시 광진구 광장로 1
(광장동 401-17)
나섬교회

COPYRIGHT© 2016
NASOMCHURCH
ALL RIGHTS RESERVED.



노마드톡

> 유해근목사 > 노마드톡
bible
   
2021-05

5월의 나섬이야기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흉노라는 유목제국에 끌려가던 한나라의 공주가 했던 말이랍니다. 흉노제국은 지금의 몽골 초원의 조상으로서 세계사를 바꾼 유목제국의 시조입니다. 흉노제국의 한 분파였던 훈족이 5세기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촉발시켰고 그 결과 로마제국이 멸망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몽골 유라시아 초원의 흉노 유목제국은 세계사의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굳이 봄날을 언급하며 드리는 말씀이 너무 무겁지요? 흉노제국이 만들었던 변화, 몽골제국이 들어서면서 일어났던 전세계적 변화, 투르크 유목제국이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키고 오스만제국이라는 이슬람제국을 만들었던 변화, 이 모든 변화는 한결같이 유목민들로부터 일어난 세계사적 변화들이었습니다.

 

저는 30여년간 유목민 나그네들을 목회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유목민이 매우 중요한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몽골을 비롯하여 터키와 인도, 베트남과 중앙아시아에 역파송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역파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것의 의미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코로나로 단절될 수 있었던 선교사역이 이 땅에 유목민으로 왔던 역파송 선교사들을 통하여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어찌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하나님 나라의 선교라는 가치와 사명을 이루어내기 위한 마지막 길이 유목민들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미세한 흐름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그네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나그네들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의 나그네들은 우리 사회의 하층민들이 아닙니다. 미국이 거대한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힘은 결국 이주민들이 성공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찾아갈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의 나그네들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머슴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향후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게 청구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섬에서는 이들을 위한 '야곱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 땅의 유목민 나그네들이 야곱처럼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주고 도와주려는 것입니다. 다양한 방면에 은사와 능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가난하고 아무런 사회적 배경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 여러분이 희망이 되어주십시오. 그래서 이들 중 누군가는 성공하는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몽골학교 학생들을 비롯하여 나섬의 리더들과 가족들에게 그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후원자님!

밖에는 아카시아와 장미가 꽃을 피우려고 기지개를 펴고 있건만 선교지의 상황은 여전히 겨울에 멈춰있는 듯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판카즈 선교사 가정이 결국 코로나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제 마음은 너무 무겁고 힘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더 강력한 인도 선교 역사를 위하여 판카즈 선교사에게 면역력을 키워주시려는 섭리이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판카즈 선교사의 가정이 빨리 코로나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터키의 나섬페르시안교회의 문은 여전히 닫혀있지만 호잣트 선교사와 교인들은 분명 다시 열릴 것을 믿으며 주님의 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의 자린나 선교사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베트남 투하선교사의 건강과 가족구원, 그리고 코로나 상황이 매우 위중한 몽골의 보르마 선교사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학교에 등교하는 몽골아이들, 재잘거리며 활짝 웃고 있는 아이들의 영혼이 참 아름답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또 하나의 인플란트를 하였습니다. 아직 마취가 깨어나지 않아 입맛도 없고 거즈를 문 채 이 글을 씁니다. 벌써 12개째인가 봅니다. 인플란트를 하면서 저의 남은 삶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스스로 길 위의 삶을 선택하였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빨이 다 빠진다 해도 죽는 날까지 이 길을 걸으려 합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소중한 동행자가 되어 주십시오. 나섬의 나그네들과 역파송 선교사 그리고 몽골학교 아이들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작은 손끝의 온기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후원자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광나루 아차산 중턱에서 유해근 올림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