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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시대정신을아는가?


대한민국 21세기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유행이라는 말과 트랜드라는 말, 시대정신이라는 말은 각기 다르다. 잠시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유행이라면 트랜드는 한 시대를 끌고가는 거대한 흐름이다. 마치 다문화와 같은 변화의 흐름을 말한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그 흐름을 끌고 가는 정신적, 철학적 배경 같은 것일 게다. 우리 시대의 거대담론을 끌고 가는 인문사회학적 물음 같은 것일 게다.

시대정신을 알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탐욕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를 찾아야 한다.
탐욕의 시대에서 그 탐욕을 추적하고 고발하며 욕망의 사슬을 끊기 위한 정의로운 고민과 고백이 시대정신일 게다.
얼마 전 피터 조셉의  '시대정신'이라는 책을 읽었다. 매우 충격적인 책이다. 기독교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과 물음은 대단히 공격적이다. 저자의 일관된 논리는 한마디로 탐욕으로부터 시작된 음모와 허위를 뒤집고 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탐욕을 위하여 진실을 속이고 거짓과 위선의 탈을 쓴 권력과 지배자의 허구를 냉철하게 고발한 책이다. 종교,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만들어진 우상과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국가체제에 대하여도 비판하고 있다. 지배자의 교묘한 사기행각을 파헤치는 그 책에서 내가 느낀 것은 우리가 얼마나 속고 사는 가에서부터 잘못된 독점과 이기주의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종교적 기득권은 때로 그 지배자의 이익을 위하여, 종교와 신앙의 명목 하에 우리 모두를 노예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1913년 록펠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콜로라도의 석탄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살해하는 죄를 범하기도 한다. 그는 11명의 아이들을 포함한 26명의 노동자를 처참하게 살해했다. 전국에서 이 잔인한 탄압에 대하여 분노하자 록펠러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사업으로 기부하겠다고 나온다. 정말 놀라운 반전이다.  
탐욕스런 돈벌레와 자선사업가의 이중성을 엿보게 한다. 그는 당시 돈으로 5,000만 달러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그때에 루즈벨트는 '그가 아무리 자선사업을 한들 그의 죄와 위선을 덮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꼬기도 했다고 한다.
    
자본가의 위선과 사회사업가의 양면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비자금과 탈법 탈세가 발각이 되면 몇 푼의 돈으로 장학재단이나 사회복지재단을 만든다. 우리 몽골학교 또한 그런 곳에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도 했다. 그곳에 돈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제나 약자는 강자의 위선에도 무릎을 꿇는다. 약자는 그렇게 약자가 되고, 강자는 언제나 강자가 되는 세상이다. 그들에게 줄을 서야 우리는 먹고 살고 그나마 작은 공동체를 꾸려갈 수 있다. 아무리 기분이 나쁘고 그것이 정당하지 않은 것이라 여겨져도 우리는 그곳으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곳에 돈이 있으니까.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 혹은 시골교회의 목회자들은 언제나 큰 교회에 기대어 살아간다. 기생하는 것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쁠 것 같아 공생한다고 말하자. 큰 교회 목사는 큰 목사라고 한다. 큰 목사와 작은 목사는 운명처럼 갈라진다. 돈과 권력으로 말이다. 교회가 얼마나 큰가에 따라 권력이 나오고 그곳에서 큰 목사와 작은 목사들이 나온다. 큰 목사 밑에는 그렇게 줄줄이 사탕처럼 작은 목사들이 줄을 선다. 나도 줄을 서고 위를 바라다본다. 언제나 저기에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한다.   
자본가의 위선과 자선가의 웃음은 언제부터인가 같은 말이 되어간다. 적어도 한국의 재벌과 대형교회에서는 예외가 없다.  
   
아주 오래전, 어느 히로뽕 제조업자의 헌금과 그 헌금으로 지어진 교회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염산 에페트린이라는 히로뽕 제조원료를 수입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이 교회에 큰 액수의 건축헌금을 하였고, 목사님은 그의 사업을 위하여 기도했다. 그 사업이 번창하도록 말이다. 그의 사업이 번창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기도했을 것이다. 그가 성공하여야 하나님의 교회도성장하고 더 큰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도 했을 것이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게 될 것이고 그 믿음이 권력이 된다고도 했을 것이다. 세상을 이기는 권력은 교회가 성장하고 돈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미쳤다. 성공에 미치고 성장에 미치고 권력에 미쳤다. 무조건 교회가 성장하고 교인들이 성공하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쳐가고 있다. 그 성공 콤플렉스와 그것이 가져다주는 감미로운 권력의 맛에 도취하여 점점 끓고 있는 물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헤엄치는 개구리처럼 우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왜 대형교회 목사들은 유난히 좌파와 우파를 나누고 친미와 반공을 기독교의 존재이유인 것처럼 주장하는가? 왜 그들은 선거 때마다 여당 편을 들고 유독 선거에 개입하려 하는가? 설교시간에 교인들을 향하여 조금도 거리낌 없이 일방적인 선거운동을 하려하는가?

기득권 때문이다. 그 알량한 권력에 입맛이 들어 그러는 것이다. 일부 웃기는 대형교회 목회자와 천박스러운 자본가, 무엇이 다른가? 교회가 그 더러운 욕망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도 이 시대의 정신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념 그것도 유치하고 명분 없는 이념인, 그 보수도 아닌 수구의 이념을 기독교의 정신인 냥 강조하는 그 무지함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무식한 종교천재들에게 끌려 다니는 이 땅의 민초 신앙인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난히 정치적인 대형교회 목사들의 그 천박한 설교에 더 이상 농락당하지 말라.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정신을 깨닫는가? 이 시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우리의 시대정신은 나눔과 정의다. 나눔과 정의가 실종된 21세기는 한국교회의 위기다. 오늘 한국교회에 자발적이고 능동적 나눔이 있는가? 우리 교회에 진정한 정의와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배하고 있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하여야 한다는 놀라운 성공 강박증에 걸린 교회만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빈익빈 부익부, 99대 1%의 극심한 편중의 논리만 있다. 양극화는 결코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 일자리를 잃은 중년의 망연자실이 구구절절하게 들려온다. 장수가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는 노령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개척교회는 점점 일어설 기미가 없다. 누군가 크게 성장하는 교회를 이루었다는 소문이 들리는 날이면 그대로 쓰러지고 싶은 목회자들이 늘어간다. 저들은 어떻게 하여 저렇게 큰 목회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기웃거려본다. 혹시 나에게도 그런 능력 주시지 않을까 능력 있는 기도원이나 세미나를 찾아간다.
내 친구 목사는 우울증에 걸려 처참할 지경이다. 무척 똑똑한 친구임에도 그는 할 일이 없다. 혹시 믿음이 없어서 우리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보기도 한다. 믿음의 분량이 오늘의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글쎄 그들의 믿음은 분명 내 믿음과 다른 것 같다. 아니 내 믿음이 그들의 믿음과 다른 것일 게다.

이대로 시대정신을 생각한다. 나눔과 정의를 생각하며 이것이 더 큰 믿음이라고 믿고 싶다. 주님이 오시면 나눔과 정의를 고민했던 삶이 옳았다고 선언해 주실 것이라 믿으며 그냥 실패와 절망을 안고 간다. 이 우울함을 치료받지 못하고 죽는 날까지 고개 한 번 제대로 들 수 없겠지만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이 길을 걷는다. 발걸음은 무겁고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워 자폐증 걸린 아이처럼 홀로 손가락 깨물며 간다.
홀로 가다가 아픈 사람 만나면, 아니 내 친구 우울증 걸려 힘들어 하면 그냥 막걸리 한잔 사줄테니 나와라 하며 그냥 간다. 그냥 그렇게 가는 것도 시대정신으로 살아가는 길이라 믿고 간다. 가다가 지치면 쉬다가 간다. 가다가 힘들면 그냥 멈추고 뒤돌아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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