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칭기즈 칸? 대학생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몽골반점이라는 말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죠? 우리나라와 멀리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교류가 활발했던 나라가 바로 몽골입니다. 그러나 멀리 볼 필요도 없이 현재 한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재한 몽골 인구가 자그마치 3만 명이라고 합니다. 몽골 인구의 1%라는 절대로 적지 않은 숫자의 몽골 출신 주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 진흥원입니다.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 진흥원은 서울시와 울란바토르시의 지원으로 2001년 유해근 문화진흥원장님 아래 설립되었습니다. 유해근 진흥원장님이 1999년도에 세운 재한 몽골 학교를 필두로 몽골 문화진흥원은 몽골 최대의 축제 나담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비롯한 한국어 학교 운영, 새해 설날 행사, 몽골어학당 운영, 몽골관련 세미나 등등 재한 몽골인들뿐만 아니라 몽골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몽골 문화 진흥원의 수많은 행사 중에서도 제일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나담 축제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국체육대전과 비슷한 행사처럼 보이지만 나담은 그보다 훨씬 깊은 문화 정신적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담 축제는 옛날부터 전해오는 몽골에서 가장 큰 국제적인 전통축제입니다. 축제의 종합명칭은 ‘에링 고르봉 나담’으로 몽골어로 ‘세 가지 중요한 게임 ‘이란 뜻입니다. 나담은 전통적으로 말타기, 활쏘기 그리고 씨름 경기 3가지 종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몽골인들 서로의 용기와 힘을 시험하는 국가적 축제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축제는 몽골에서 매년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나담 축제는 몽골의 모든 관공서가 일을 중지할 정도로 온 국민이 사랑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입니다.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은 올해로 15회째 몽골 ’가족나담’ 축제를 열고 재한 몽골인들이 고국에서 누렸던 나담축제의 즐거움을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몽골 문화 진흥원의 나담 축제는 개회식, 씨름, 낙타 달리기, 노래자랑대회, 활쏘기, 팔씨름, 탁구 등등 다양한 종목과 솜사탕이나 네일아트도 무료로 해주는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코너도 있었습니다. 개회식에서는 몽골 문화 진흥원 이사장님과 원장님의 축사와 재한 몽골 학생들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재한 몽골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시골 청년들’이라는 몽골 전통춤을 추었습니다. 또한, 몽골의 전통 노래와 악기 연주 등 몽골 문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공연을 시작으로 나담 축제는 열렸습니다. 올해 나담 축제는 비와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도 불구하고 몽골에서는 비가 내리는 날이 매우 좋은 뜻이기에 그대로 진행을 하였다고 합니다.
개회식이 끝난 후에 저는 유해근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장님과 인터뷰를 할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문화진흥원장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유해근 목사이고요, 몽골 재한학교와 몽골 울란바타르 문화 진흥원을 세우고 운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Q: 올해로 15회째 나담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원장님은 왜 처음 몽골인들을 위해서 학교를 세우시고 문화원을 설립하기로 하셨나요?
A: 저는 청년 시절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서 구로동에서 많은 봉사를 하였습니다. 봉사 도중에 저는 재한 몽골인들을 위한 교육시설이나 문화적 지원이 매우 열약하다는 것을 느끼고 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재한 몽골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이주를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재한 몽골학교를 설립했을 당시에는 몽골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재한 몽골학교를 세워진 것이고 지금도 재한 몽골인들 중 90퍼센트는 몽골 가족의 자녀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저는 개인적으로 몽골을 좋아하였고 우리나라와 92년도에 수교를 한 이후 자연스럽게 몽골인들과 많이 만나게 되면서 몽골학교와 문화진흥원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몽골 문화진흥원에서 나담을 처음 개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몽골이 1921년에 중국에서 독립한 이후부터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나담축제를 열게 되었습니다. 몽골인들에게 나담은 거의 종교 정도의 의미를 가진 행사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3만 명의 몽골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많은 몽골인이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가장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가 뭘 까요? 바로 고향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향수, 그들이 먹던 음식 등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있으면 가족이 보고 싶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은 것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몽골인들을 위로 해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을 때 바로 떠오른 것이 나담 축제였습니다. 함께 모두가 즐기고 그리움도 위로해줄 수 있고, 옆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Q: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재한 몽골인들이 현재 겪고 있는 제일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몽골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잘 적응을 합니다. 한국 사람들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우리나라가 폐쇄적인 것이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문화주의가 보편화한 가치가 아니다 보니 편견이 많은 나라입니다. 차별과 편견의 벽이 빨리 허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재한 몽골인들 에게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인종에 필요한 가치관입니다. 또 하나는 정부 차원의 새로운 이주정책의 필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인이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몽골에서 살 수 있도록 상호교류적인 관계가 지속하여야 합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 진흥원장님은 급한 일정이 있으셔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15회 가족 나담 축제는 1시 반에서 5시까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활기차게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육안으로는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닮은 몽골인과 한국인 모두가 같이 즐겁게 진행하는 나담 축제는 원장님이 바라셨던 문화교류의 장의 역할과 재한 몽골인들을 위한 축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다문화주의는 이제 당연시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다문화주의에 아직 낯설고 가끔은 옳지 않은 대처를 할 때도 있지만 동시에 몽골 문화진흥원의 나담 축제나 다양한 활동들과 같이 이주 외국인들과의 조화로운 사회를 위한 노력도 존재합니다. 내년과 내후년, 그리고 앞으로 계속 열릴 나담 축제와 몽골 문화진흥원의 다양한 노력이 기대되는 15회 가족 나담 축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