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햄버거의 기원’을 놓고 인터넷 상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논쟁의 핵심에는 “햄버거는 과연 어디에서 유래되었느냐”가 놓여 있었고, 수많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햄버거는 몽골계 기마 민족의 음식에서 유래되었다고 밝혀졌다. 이후 몽골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나 싶더니 이내 사그라졌을 만큼 한국 사람들에게 몽골은 몽고 반점과 작은 눈을 통해 외형적으로 닮은 구석이 있는 민족의 나라이지만, 어느 대륙에 위치하고 있는지조차 잘 알지 못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몽골 올란바타르 문화진흥원(이하 몽골문화원)의 유해근 원장은 이러한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몽골문화원이 앞장 서서 한국 사람들에게 몽골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1990년대 초반 한국에 이주해 온 외국 노동자들을 돕는 교회 목사로 활동하며 종교 행사 참여 및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 운동을 진행했다. 1995년에는 우리나라가 왕성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수많은 몽골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그 때 유 원장과 몽골인들의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다른 해외 이주 노동자들보다 몽골 사람들이 더욱 친숙했던 것은 비단 유사한 겉모습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 원장은 “몽골 사람들은 노마디즘(Nomadism, 유목주의)을 지닌 민족이다. 다른 이주 노동자들과 달리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거취를 옮겼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 기관이 필요했다. 몽골인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해 몽골학교를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몽골문화원이 되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의 연대의식이 강한 몽골인들은 한국에 정착하여 현재 3만 명 이상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다. 유 원장은 “생각 외로 몽골 문화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가령 우리가 즐겨 먹는 샤브샤브나 만두, 설렁탕 등도 몽골에서 유래 되었고, 두루마기나 저고리 등의 전통 의상도 몽골에 영향을 받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몽골 문화가 한국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몽골 문화원에서는 몽골어 교육 및 문화 행사를 전담하고 있다. 특히 몽골에서 가장 큰 축제로 손꼽히는 ‘나담축제’를 재현하여 재한 몽골인들에게 고국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한국인에게는 몽골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빈민촌 봉사와 환경 미화 등의 몽골 봉사단 황동을 통해 사회 공헌에도 이바지하고 있으며 몽골 문화 한마당을 진행하여 몽골 전통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노마드’ 혹은 ‘21세기는 노마드’의 시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몽골에서 유래한 ‘노마디즘’ 사상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유 원장은 “이에 발 맞추어 몽골 문화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연구하고 고민하겠다”며 “세계는 지금 다문화 시대이다. 몽골 문화와 한국 문화가 잘 어우러져서 한 데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 양 국간의 문화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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