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폴 틸리히(Paul Johanners Tillich)는 '힘이 정의다'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힘이 정의라면 약자들은 정의가 아니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정의는 힘이 있건 없건 정의로서 존재하여야 한다. 주장하는 사람들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면 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명확한 기준과 조건 없이 어떻게 힘이 있으면 정의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는가!
오늘의 이단적 목회자와 교회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이단적이며 사이비인 자들과 그런 교회에 대하여 우리 교회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와 권력 같은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이단들은 권력을 추종하며 그 주변 언저리에서 기생한다. 그들은 힘을 추구하며 그 힘으로 자신들의 이단적 근거들을 지워버리려 한다.
얼마 전 신천지가 정치권력에 빌붙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분명히 그들의 소행일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한 이단과 사이비만이 권력 앞에 서성거리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교회가 범하고 있는 이 엄청난 부조리의 원인은 그런 이단 앞에서 맥없이 멈추는 교회의 비굴함과 무관하지 않다.
이단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비겁하고 무기력한가! 이단을 이단이라 말하지 못하는 교회의 모습이 부끄러움을 넘어 한없이 슬프다. 그들이 가진 힘이 무엇이길래 그렇게나 머뭇거리는가 말이다. 신천지나 통일교와 같은 분명한 이단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교회 안에 이단적 목회자와 교회들이 독버섯처럼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 말할 필요도 없다. 주변을 돌아보면 온통 이단이요 사이비인 교회들이 보인다. 어떤 교인들은 그곳이 좋다며 교회를 떠났고 나는 무심히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봐야 했다. 당신들이 가려는 곳은 신사도 운동을 하는 곳이니 위험하다 만류해도 듣지 않는다. 신사도이든 무엇이든 이미 그들은 마음을 정한 모양이다. 우리 교회를 떠나 거리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곳으로 가며 그 목사님이 얼마나 애국자인지 아냐며 내 속에 염장을 지르고 떠난 이들도 있다.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라고 떠나보내지만 속은 불편하고 며칠째 입맛을 잃곤 한다. 나라와 교회를 소란스럽게 해도, 분명 이단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서워서인가? 그들이 가진 권력과 부가 부러워서인가? 힘이 정의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우리는 이단이 얼마나 무서운 집단인지를 정신을 차리고 깨달아야 한다. 이단이라 불리는 이단뿐 아니라 숨어 있는 이단자들도 알아야 한다. 이단을 이단이라 말하지 않으면 교회도 언젠가 이단들로 인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들은 독버섯이며 사람을 죽이는 자들이다. 생명을 살리는 교회가 아니라 죽이는 교회라면 이단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제는 이단을 이단이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이단과 타협하면 더 이상 교회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연코 이단 앞에 무릎 꿇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