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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 604_선지자가 사라졌다

옛날 구약시대에는 선지자들이 있었다. 선지자는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과 공동체의 리더들에게 하나님의 경고와 심판의 메시지를 가감 없이 전달하였다. 물론 그로 인해 선지자들은 고난을 당하거나 죽음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엘리야는 아합과 이세벨의 폭정과 우상숭배의 타락에 대하여 하나님의 경고와 심판의 메시지를 전달한 후 광야로 쫓겨가다시피 하였다. 엘리야가 이세벨의 위협에 근심하며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엘리야뿐만 아니라 구약의 선지자들은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나단 선지자는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범한 다윗의 죄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그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그 순간 무릎을 꿇고 회개했고 자신의 죄에 대하여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잘못을 인정했다. 나단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절대권력을 갖고 있는 왕에게 왕의 잘못과 죄를 지적하고 비판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래도 나단은 그것이 자신을 부르신 하나님의 명령이라 믿었고, 그것이 다윗을 가장 위대한 왕으로 인정하게 한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다윗을 다윗 되게 한 것은 나단 선지자였다.

이스라엘의 아합과 이세벨에게 엘리야처럼, 다윗에게 나단처럼, 목숨 걸고 하나님의 정의와 진리를 선포했던 사람들을 우리는 선지자라 부른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엔 선지자가 사라졌다. 극우의 앞잡이가 되어버린 교회와 교인들의 눈치를 보느라 선지자의 씨가 말랐다. 오히려 옳고 그름은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졌고, 하나님의 말씀과 정의는 거리의 극우 목사들에 의해 쓰레기처럼 내동댕이쳐졌다. 남은 것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라 했던 군중들의 함성뿐이다. 한 줌도 되지 않을 권력과 돈을 따라 우리는 그렇게 타락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선배 목사님은 극우의 앞잡이 목사들 때문에 한국교회에서 가나안 교인들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며 탄식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한결같이 공감하며 오늘의 현실은 국가의 위기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교회의 위기라 했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대형교회 목사들은 왜 침묵하고 있을까? 매일 같이 설교 방송에 나오는 그 잘난 목사들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 우리는 비겁하다. 한없이 비루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자괴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오늘 우리는 과연 부르심을 받은 선지자들인가? 한나 아렌트는 목사들이 말해야 할 때에 말하지 않는 것은 죄라 했다. 오늘은 아렌트의 또 다른 책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선지자의 삶과 사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한다. 정말 선지자가 사라졌다. 극우가 되어버린 교회에서 쫒겨날까 봐.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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