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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복 박사를 추모하며

 

 

필자가 김용복 박사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19909월이다. 군목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후 찾아간 곳은 당시 수유리 한신대 인근의 기독교아시아연구원이었다. 그때 박사님은 기독교아시아연구원을 맡고 계셨다. 연구소라고는 하지만 작은 공간에 김 박사님과 한준식 장로님 두 분이 전부였던 연구소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기독교아시아연구원에서 일하고 싶다며 찾아간 나에게 잘 왔다며 손을 내밀어 환영해주시던 김 박사님의 따뜻한 온기가 아직도 느껴진다. 그 후 2년여의 시간 동안 연구소에 있었던 시간은 나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의 커다란 도전과 깨달음을 주었다. 필자는 그곳에서 엄청난 신학적 도전과 배움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김 박사님의 신학적 상상력은 놀라운 것이었으며 그분의 신학과 사상은 내게 커다란 의미를 안겨주었다. 지금까지의 필자의 삶과 사역은 당시 김 박사님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 한 모임에서 만난 김 박사님은 여전히 건강해 보이셨다. 그런데 그 후 김 박사님께서 암수술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교회와 신학을 위하여 조금 더 살아주시길 바랐건만 김 박사님은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셨다. 언제나 조근 조근 조용히 말씀하시던 박사님의 모습과는 달리 그분의 신학의 깊이와 넓이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천재적 신학자 김 박사님을 더 이상 이 세상에서는 만나 뵈올 수 없게 되었다. 김 박사님을 잃어버린 것은 우리 한국교회와 신학계에 있어 매우 큰 손실이다. 누가 뭐라 해도 김용복 박사님만한 신학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끝없는 신학적 상상력과 가늠할 수 없는 그분의 세계적 네트워크는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만큼의 역사가 되었다. 그분은 한국교회 신학의 한 시대를 열고 닫은 역사 그 자체다. 민중 신학의 이론적 틀을 만들었으며, 나아가 생명평화신학의 새로운 담론을 한국 신학계에 던져주신 분이다. 그의 신학적 지평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그 자신도 스스로에게 얼마나 더 많은 상상력과 통찰이 있는지 모를 만큼 무한한 신학적 의제를 만들어내신 분이다. 젊은 후배들의 게으른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실 만큼의 성실함으로 사셨던 분이다. 결코 큰소리를 내신 적이 없을 만큼 선하셨고 언제나 단정한 모습에 낯가림이 많으셨던 분이었다. 젊은 후배들에게도 반말을 하시지 않던 그분의 인격은 지금도 존경스럽다. 필자는 지금까지 김 박사님만큼의 신학적 사상적 깊이를 가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니 앞으로도 그런 신학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필자는 김 박사님의 멈추지 않는 신학적 상상력과 미래에 대한 통찰에 언제나 큰 감동을 받아왔다. 만나 뵐 때마다 전혀 다른 세계에 대한 천재적 통찰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김 박사님의 신학은 통섭의 신학이다. 나는 2년여의 연구원 생활을 통하여 그분에게서 융합적 신학 즉 통섭의 신학적 방법론을 배울 수 있었다. 성서만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에 더하여 역사와 인문학 그리고 미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방법론으로 신학적 깊이와 포용력을 갖는 삶을 배웠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김 박사님을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없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의 사상과 신학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그의 흔적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는 가셨지만 우리는 살아 그분의 못다 이룬 꿈과 희망을 살아내야 한다. 다시 이 땅에 평화와 생명의 영성이 충만하도록 더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가야 한다.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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