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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중학교 다니는 두 몽골소년의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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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1 13:29 조회5,6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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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요.”(잉헤 군) “몽골 학교에서처럼 한국 학교에서도 우등생이 되고 싶어요.”(하우가 군) 2006년 새해 첫날. 몽골 소년 잉헤(16) 군과 하우가(15) 군은 서투른 한국어로 떠듬떠듬 새해 소망을 말했다. 낯선 땅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몽골 소년들에게 2006년은 더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으로 가득 찬 한 해로 다가와 있었다. 2004년 여름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지난해 7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재한 몽골학교 8학년을 졸업하고 바로 이웃한 광장중 2학년에 편입해 한국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재한 몽골학교는 세계 유일의 외국 소재 몽골학교. 1999년 몽골인 근로자들을 위해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에서 설립한 뒤 지난해 2월 정식 외국인학교로 인가받아 같은 해 7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것.
몽골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한국 학교에 들어온 이들의 한 학기 생활은 쉽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교사의 말이 너무 빨라 이해하기 힘들었고, 교사들의 엄격한 교육지도 때문에 학교 가기가 싫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학교 친구들이 쉬는 시간에 수업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선생님들이 정이 많으신 것을 느낀 뒤로는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잉헤 군과 하우가 군의 부모는 모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 몽골에 가족 일부를 남겨 두는 생이별과 한국에서의 궂은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일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잉헤 군은 올해 고국으로 돌아갈 꿈에 부풀어 있다. 7년 전 한국에 먼저 들어와 의류공장에서 재봉 작업을 하고 있는 어머니는 몽골에서 아파트를 살 정도의 돈을 모았다.
그는 “7년 만에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몽골 아파트에서 살 생각을 하면 너무 기뻐 잠을 못 이룬다. 한국어를 배운 데다 한국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도 많이 알기 때문에 몽골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하우가 군의 새해 목표는 학교 성적을 올리는 것. 그는 몽골학교 시절 전교에서 1, 2등을 차지했지만 한국 학교에 진학한 이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과학과 영어수업 수준이 너무 높지만 똑똑해지는 것 같아 신나요. 내년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더 열심히 물어볼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학 기간에 중학교 3학년 때 배울 과목들을 예습할 예정이다.
두 몽골 소년은 “한국이 제2의 모국”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장래 희망도 한국과 몽골 모두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택하는 것.
“몽골국립대의 한국어·한국학과에 진학해 졸업 후 몽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잉헤 군)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의 의대에 진학한 뒤 몽골 근로자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하우가 군)
먼 이국땅에서 새해를 맞는 두 몽골 소년의 가슴은 ‘희망’이라는 귀중한 선물로 어느 때보다 벅차 보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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