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군 선교를 가장 앞에서 이끌고 계신 몇 분의 지도자들을 만났다. 그분들의 관심은 군 선교를 통하여 세계 선교로 지경을 넓히는 것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에 들어와 군사교육을 받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지의 군 장교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역파송하는 계획으로까지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군 선교가 세계 선교의 한 축을 맡아 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우리나라의 군 선교는 분명 한발 앞선 선교사역임을 깨달았다. 군목을 전역한 지 어느새 35년이 지났다. 이제 다시 군 선교의 중요한 리더십들과 만나 그들의 사역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놀라운 선교의 전략을 갖고 계신 지를 발견하게 된다. 금번 해외에서 들어와 교육을 받고 있는 군장교들의 선교 세미나에 초청받아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것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선교의 교과서는 성서다. 하나님 나라 선교의 길은 성서에 나와 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선교하셨는가를 보면 얼마나 놀라운 선교전략을 갖고 계시는지를 알 수 있다. 그 좋은 사례가 고넬료다. 사도행전 10장의 고넬료 이야기는 그가 이방 선교의 중요한 지도자임을 보여준다. 그는 로마 군대의 백부장이었다. 지금의 군 편대로 보면 그의 직위는 대대장급이라 한다. 고넬료는 로마가 지배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이사랴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곳은 매우 중요한 항구이며 행정도시였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볼때 그는 이스라엘을 지배한 로마의 군인이었지만 한편 이주민이었다. 그에게 복음이 전해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 매우 계획적이며 전략적인 사건이었다. 베드로는 그에게 복음을 전하였으며 그가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었음은 확실하다. 후에 그의 영향력 때문이었을까 바울이 복음을 전하려 로마에 가기 이전에 로마에는 이미 복음이 들어가 있었고 그 좋은 예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의 경우다. 그들은 로마에서 온 성도들이었다. 고린도교회에서 바울이 그들 부부와 만났을 때 이미 그들은 복음을 알고 있었다.
누가 로마 제국에 복음을 전해 주었을까? 고넬료가 이방 선교의 첨병으로 가장 먼저 부르심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전략적 선택이었으며 매우 중요한 하나님의 계획이었다고 생각한다. 로마제국에 대한 하나님의 선교전략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군 선교가 세계선교로 이어진다는 상상력은 이미 그 당시에 실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 나섬이 하고 있는 역파송 선교와 다름없다. 이주민 나그네를 선교하는 것, 그리고 그들 중 고넬료와 같은 이들을 선택하여 교육하고 훈련시켜 다시 그들의 공동체로 파송하는 사역이 그것이다.
나는 성서 속에서 다시 나섬의 사역이 가야 할 길을 찾았다.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고넬료를 소개해 주셨고 그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고넬료가 갖고 있는 의미와 삶의 궤적까지 사용하셨으며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전략적으로 그를 통하여 로마 제국을 바꾸어 놓으려 하신 것이다. 그 후 로마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에게 복음이 전해졌고 그것은 결국 교회를 제국의 교회로까지 이어지게 한다. 복음의 세계화는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선교적 통찰이 필요하다. 이주민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전략이다. 고넬료가 바로 그 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