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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583_사마리아 여자를 위한 변호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과 아시리아와의 사이에서 생겨난 사람들이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아시리아에 의하여 멸망한 후 아시리아는 유대인 여자들을 강간하거나 이주시켜 강제로 결혼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 사람들은 가장 혐오스럽고 더러운 사람들이라는 낙인이 찍혀 차별과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사마리아인 중 수가성의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남편이 다섯이나 되었고 지금 살고 있는 남자도 남편은 아니었다. 그런 여자에게 어느 날 예수께서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건네셨다. 그 여자는 그 시대의 상황에서 홀로 살 수 없을 만큼 고달팠고 괴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홀로서기에는 너무도 연약하여 아무 남자하고라도 함께 살아야 먹고 살 수 있었을 그런 비루한 인생이었다. 언제나 목말랐고 아무리 물을 마셔도 그 목마름을 해결할 수 없었던 피폐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 여자였다. 그런 여자에게 예수의 말 한마디는 어떤 충격을 주었을까? 유대인 청년이 세상에서 가장 더럽다고 손가락질해도 무방한 여자에게 다가와 속삭이듯 생명의 물을 주겠다고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런 상황을 아무런 전제 없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더러운 여자 곁에 예수께서 계셨다. 아무도 다가가지 않고 손을 잡아주지 않는 여자에게 예수께서 말씀을 건네셨다. 가장 차별받고 아무도 접촉하지 않으려 했던 그 무지막지한 폭력 속에 살고 있는 여자에게 예수께서 다가오신 것이다. 과연 이 시대의 사마리아 여자는 누구인가? 누가 이 여자만큼이나 차별받고 더럽다고 손가락질당하는가? 나는 안다. 그들이 누구인지. 그것도 교회와 목회자들에 의하여 견디기 어려운 언어의 폭력과 모욕을 당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나는 안다. 그래서 사마리아 여자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그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그런 여자는 또 한 사람 있었다. 간음한 여자다. 유대인들은 간음한 여자를 데리고 예수께 와서는 그 여자를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고 물었다.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함이다. 율법에 간음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 했으니 그 잘난 사랑으로 당신은 이 여자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조용히 무언가를 땅에 쓰시고는 입을 여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양심에 찔린 모든 사람이 돌아간 후 예수는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예수께서 변호한 것은 간음이거나 부도덕한 그녀들의 삶이 아니었다. 예수님의 변호는 그 여자들 자체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더러워 다가서지 않으려는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그들에게 다가서신 이유는 그들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악마가 아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산다 해도 사람은 마귀 새끼가 아닌 사랑 받아야 할 존재다. 사람을 악마화하는 것이 더 큰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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