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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커피로 이주민 돕는 유해근 목사(연합뉴스)

 


<사람들> 커피로 이주민 돕는 유해근 목사 


| 기사입력 2010-06-09 11:17 | 최종수정 2010-06-09 16:25 

  

사회적 기업 나섬공동체 대표..'커피볶' 브랜드로 이주노동자 돕기 사업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커피와 함께 복(福)을 마시면서 이주 노동자도 도웁시다." 

커피로 이주노동자들의 자립을 꾀하는 사회적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서울 외국인 근로자 선교회인 나섬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유해근 목사가 그 주인공. 

지난해 이 공동체가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뒤 올해 1월부터 '커피볶(커피福)'이란 브랜드로 커피사업을 시작했다. 

유 목사는 9일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목사가 사업 아이템으로 떠올린 것은 커피. 우연한 기회에 커피전문기업 가배두림의 이동진 대표를 만난 게 계기가 된 것이다. 

이 대표로부터 커피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하고 유 목사는 바리스타와 로스팅 기계를 비롯한 기자재 등 인원과 설비를 갖춰 커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커피볶'이란 이름은 브랜드 네이밍업체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에게서 기부받았다. 

커피볶의 주력 사업은 바리스타 교육과 원두유통이다. 

외국인 근로자에겐 재료값 수준의 저렴한 교육비를, 내국인에게 제값을 받고 커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만든 원두를 커피점에 납품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내 카페와 삼성동의 한 카페 등 현재 납품하는 곳이 몇 군데 없지만 '네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목사인 그가 생소한 커피사업을 하는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마케팅과 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유통을 하려면 자본과 인력이 필요한데, 그게 없다"며 "알음알음 바닥부터 다지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커피 맛에선 어디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고급의 생두를 쓰고 있고 갓 볶은 원두를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서 제품의 질이 떨어지면 안 된다"며 "어떻게 하면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그 맛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우리 바리스타들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목사는 현재 원두를 가배두림으로부터 받고 있지만 조만간 히말라야 지역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직수입할 계획이기도 하다. 

유 목사의 단기적인 목표는 직영점을 내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바리스타로 고용할 수 있고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형태로 서울 상계동에 커피볶 1호점이 개설됐지만 직영점을 내려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유 목사는 나아가 해외에도 점포를 낼 포부를 갖고 있다. 현재 국내 신학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신학생을 활용해서다. 

중국, 몽골, 인도, 이란, 터키 출신의 외국인 신학생 6명이 공부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 선교활동을 할 때 카페를 내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카페 교회'인 셈이다. 

큰 초기 투자금 때문에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 수지를 맞추고 있는 커피볶에 대해 유 목사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다문화 이주자와 함께 자립이란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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