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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자립심 키우는 사업, 충분한 가치 있죠” (경향신문)

 


“이주민 자립심 키우는 사업, 충분한 가치 있죠” 
윤민용 기자 vista@kyunghyang.com 

ㆍ사회적기업 ‘커피볶’ 운영 
ㆍ나섬공동체 유해근 목사 

서울 광진구의 나섬공동체에는 늘 커피 향이 가득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선교회인 이곳에 커피 향이 가득한 이유는 커피로스팅 사업과 더불어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섬공동체는 지난해 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뒤 올해 1월부터 ‘커피볶(커피福)’이란 이름의 커피사업을 시작했다. 

공동체를 이끄는 유해근 목사는 “취업과 결혼 등으로 한국으로 이주한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다 커피전문기업 가배두림의 이동진 대표를 만나면서 커피로 눈을 돌렸다. 이 대표에게서 커피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브랜드네이밍업체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에게 ‘커피볶’이란 이름을 기부받았다. 

현재 커피볶의 주력사업은 바리스타 교육과 원두 유통이다. 올해 2월부터 시작된 바리스타 교육을 수료한 60여명 중 절반이 이주 노동자이다. 이들에겐 재료값 수준의 저렴한 교육비를 받았다. 공동체 건물 내에 로스팅 기계와 각종 기자재를 갖춰놓고 커피 배전도 시작했다. 생두를 로스팅해 카페에 납품한 지 한 달이 좀 넘었다. 한달간 100㎏의 원두를 팔았으니 초창기 단계다. 아직은 유통판로 구축이 쉽지 않다. 그러나 유 목사는 “커피 맛은 어디다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제품의 질이 떨어지면 안된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그 맛을 유지할 수 있을지 바리스타들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원두를 가배두림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을 표방하는 만큼 조만간 히말라야 지역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직수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올해 목표는 직영점을 내는 것. 그래야 교육받은 이주노동자들을 바리스타로 고용하고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형태로 서울 상계동에 커피볶 1호점이 개설됐지만 직영점을 내기 위해 현재 터를 물색 중이다. 

유 목사는 커피볶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외국인 신학생들이 공부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선교활동과 더불어 카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유 목사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다문화 이주자와 함께 자립이란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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