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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시한번]역차별이 만든 다문화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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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오해와 편견의 역사/피터 우드 지음·김진석 옮김

단일 민족을 내세우는 우리는 언뜻 생각하면 ‘다양성의 문제’에서 비켜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기울이면 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수많은 다양성의 문제가 이미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사회 내부에서 발현된 다양성과, 세계화가 몰고 온 다양성이 충돌하는 시공간에 서 있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선 다양성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많지 않다. 그래서 해외에서 나온 책 가운데 사회과학적 시각에서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다룬 책을 찾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보스턴대 인류학과 교수로 다양성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이 책에서 사례 연구를 통해 다양성의 개념과 유래, 변화 과정, 현재의 모습을 탐구하면서 다양성의 본래 의미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선 일찍부터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다양성의 추구가 애초 의도와 달리 사회적 갈등을 낳기도 했다. 기업과 학교에서 다양한 사람을 뽑는다며 소수 인종에게 부여한 특혜가 역차별 논쟁을 일으킨 것이다. 즉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다양성의 보장이 사회 분열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언젠가 나타날지 모를 현상이 아닌가.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그러나 다양성이라는 개념이 와 닿지 않은 탓인지 독자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4년 전에 초판을 찍었는데 조금 이른 기획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처럼 다양성과 다문화를 다루는 언론 캠페인에 맞춰 나왔다면 좀 더 주목받지 않았을까. 500쪽에 가까운 분량도 독자들에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다양성은 사회와 조직의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다양성이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함께 고민해야 할 의제로 떠오른 지금, 이 책에 다시 한 번 눈길을 준다면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김은혜 해바라기 편집팀장
5월 31일 2009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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