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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학교 아이들의 눈물을 씻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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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배우게 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언제나 함께 해 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졸업하고 다른 학교에 가더라도 잘 다니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재한몽골학교' 제1회 졸업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오랑치멕(8학년)은 눈물의 송사를 이렇게 읽어 내려갔다. 8명의 졸업생 가운데 학부모로 유일하게 참석한 싸라는 "우리 몽골 아이들을 도와주고 공부시켜준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아들의 졸업을 기뻐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재한몽골학교'에서 첫 번째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의 주인공인 '헝거르 졸' 등 8명의 몽골 학생들은 타국 생활의 어려움 끝에 맞는 졸업을 눈물 겨워했다. 그러나 이들의 눈물은 학사모와 검은색 가운을 차려입고 졸업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몽골학교 교장 보르마는 "그 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좋은 한국 사람들 덕분에 학교가 세워지고 아이들이 졸업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졸업하는 아이들 가운데 한국 학교에 진학하거나 몽골로 돌아가게 되는데 더 공부하고 노력해서 몽골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물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나타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재한몽골학교'를 정식 외국인학교로 인가하면서 지난해 3월 개교됐다. 몽골학교는 미국과 일본 등을 제외한 제3세계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재한 외국인학교이다. 


몽골 정부는 외국에 처음 세워진 재한몽골학교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몽골 정부는 이 학교에 8명의 교사를 파견했으며 42명의 재학생 가운데 첫 번째 졸업생 8명을 배출하게 되자 졸업장을 보내왔다. 몽골 학교는 한국·몽골 양국이 학력을 인정하는 정식 학교이다.


몽골의 학제는 초등학교 과정은 1∼4학년, 중학교 과정 5∼8학년, 고등학교 과정은 9∼10학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졸업식은 9월에 새학기로 출발하는 몽골의 학제 운영에 따라 치러졌다. 


강제출국 된 부모와 졸지에 고아된 학생들... 누가 돌봐야 하나?

"한국에 온지 1년 동안 집에서 TV만 보다가 몽골학교에 와서 공부하게 돼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강제 출국돼 너무 슬픕니다. 아버지가 12월에 다시 한국에 온다고 했는데... (아버지에게 하고 싶을 말을 묻자) 아버지 빨리 오세요."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왔던 일힘 바야르(15·재한몽골학교 6학년)는 오갈 데가 없어 집에서만 지내야 했다. 일힘에게 재한몽골학교는 구원의 손길이었다. 지난 3월 입학한 일힘은 몽골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자원봉사 한국 선생님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에서의 상처를 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지난달 강제출국 되면서 일힘은 타국 땅에 홀로 남겨졌다. 


재한몽골학교 이강애 교감은 "대다수 학부모들이 불법체류자로, 학부모가 단속에 걸려 강제 출국됐다는 연락을 받는 날이면 교실은 온통 눈물로 적셔진다"며 "최근 불법체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힘의 아버지를 비롯해 몽골학교 학부모 4명도 강제 출국돼 아이들이 오갈 데 없는 국제고아가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재한몽골학교는 이처럼 곤경에 처한 학생들과 장거리 통학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마련하기로 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아이들을 한국인 교사들이 데려가 돌봐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특히 상당수의 학생이 경기도 광주, 포천, 김포 등지에서 장거리 통학하기 때문에 교통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숙사는 절실했다. 월 80만원-100만원 벌이를 하는 부모 수입에서 월 20만원 가량의 교통비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몽골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처럼 교통비 할인혜택이 없다.


재한몽골학교는 학교 인근에 위치한 40여평짜리 단독주택을 1억2천만원에 서둘러 전세 계약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계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하기로 한 전세지원금 6천만원이 월세(월60만원)로 전환되면서 큰 차질이 생겼다. 


재한몽골학교의 고민은 이 주택을 기숙사로 개조하는데 따른 비용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난관으로 닥친 것이다. 몽골학교는 다음달 20일까지 전세금을 지불하고 입주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는 해결책이 뾰족하지 않아 발만 구르며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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