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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108 이주자 선교와 폐강된 수업

이주자 선교와 폐강된 수업

이주자 선교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 밥 한 그릇 먹이고 물 한 사발 대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해다. 아프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치유와 선행을 베푸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은 아니다. 이주자를 선교하기 위한 목적을 이루는 전략이며 통로인 것이다.  선한 행위는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이 드러나는 신앙고백의 한 형태일 뿐 그것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 목적은 하나님 나라의 선포이며 실현이다. 이주자들을 섬기고 나아가 선교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말이다. 뿐만아니라 그 이주자들을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가 되게 하고, 더 나아가 선교사로 부르심 받도록 인도하는 것이 진정한 이주자 선교의 목적이다.
나그네를 순례자로, 순례자를 선교사로 역파송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인 우리의 목적이다. 나섬은 그 목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공동체이다. 나는 그 역파송의 저력과 엄청난 힘을 체험하고 심히 놀라워했다. 과연 역파송 선교가 이리도 소중한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순간 나는 전율하고 말았다.
유목민들이 역사를 만들어 왔음은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의 ‘유목하는 인간’ 즉 [호모 노마드]라는 책에 이미 서술되어 있다. 그렇다! 역사와 문화와 철학과 인간의 모든 사상과 종교는  유목민들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전파되었다. 실크로드를 오고간 유목하는 이들과 상인들, 여행자들에 의하여 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종교는 교류하였다. 그 실크로드의 종착점이 터키의 이스탄불이라는 점은 그래서 매우 흥미롭고 나섬의 역파송 선교사 호잣트의 존재감을 더욱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호잣트의 사역지가 그 실크로드의 종착점인 이스탄불이며 그리스이기 때문이다.
이주민들이 바로 유목하는 인간들이다. 유목하는 인간이란 그런 이주자들을 통칭하는 개념인 것이다. 이주자 200만 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우리나라의 이주민 정책 자체가 획기적으로 전환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는 이주민들로 흘러넘치게 될 것이 확실하다. 노동력의 이주와 난민들의 확대는 이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이주자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주자들은 선교의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언제 그 난민들을 향한 선교의 문이 닫힐지 아무도 모른다. 기독교 선교역사상 이렇게 이슬람 선교의 문이 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이 기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교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전히 개교회의 성장과 부흥이라는 성공주의 목회에 매몰되어 있다. 교회의 존재이유는 하나님 나라 건설이다.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고 확장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 해도 과장된 것이 아니다.
이주자 선교는 성공주의 목회와는 분명 다른 길이다. 때로 고난과 맞싸워야 하는 고단한 사역이다. 이주자 사역은 돈이 되는 일도 힘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교회가 교인들을 많이 전도하고 교회당을 세우는 이유는 한국인 성도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 교회의 힘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가 인정하는 공공연한 진실이다.
그러나 이주자 선교는 그런 목회가 아니다.
이번학기에 장신대에서 이주자 선교에 대한 강의를 맡게 되었지만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 폐강이 되었다. 나는 강의를 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을 벌었다 싶지만 한편 씁쓸한 마음이 들어 며칠 동안 속이 상해 있었다. 이것이 오늘 장신대와 같은 신학교의 수준이고 신학생들의 생각이다. 요즘 장신대를 졸업하고도 전임 사역지를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임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다니 놀라운 일이다.
교회의 존재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현실적 교회의 성공만을 바라보고 따라가려는 이들이 한국교회와 신학교에 그렇게나 많이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이주자들이 이토록 수없이 드나드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돈과 권력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매몰되어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눈 뜬 장님들의 세상이 나 같은 눈먼 목사의 눈에는 그렇게나 한심하게 보인다. 어떻게 내 마음을 설명할지 안타까워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화가 나고 속이 아프다.
이와 같은 모습의 교회와 신학교의 미래는 암울하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엘빈 토플러식 ‘속도의 충돌’이 교회와 신학교에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사라지는 황폐화된 미래를 생각하면 끔찍하고 두려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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