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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88 피터팬 증후군과 광야

피터팬 증후군과 광야

몽골학교를 운영하면서 한 해 한 해 살아가는 것이 기적 같다. 요즘 학생수가 190명에 육박하는 적지 않는 학교가 되면서 더욱 가슴 졸이는 일들이 많아졌다. 학생이 적으면 교사도 적고 운영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그저 어떻게든 살아왔지만, 이제는 건물이 새롭게 세워졌고 아이들과 교사들도 늘어나니 그만큼 운영과 관리를 위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는 서울시 교육청에서 1억 원이라는 재정을 지원하였다. 학교 운영에 있어 결정적인 금액이다. 돈이 없다가 들어오면 없는 집에 황소 들어오는 것처럼 반갑고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새해에는 큰일이 났다. 그렇게 지원해 주던 1억이라는 재정이 끊긴 것이다. 외국인 학교에 대한 지원법이 없다며 매몰차게 끊어버린 것이다. 막막하고 어지럽다. 갑자기 당황스럽고 앞이 캄캄하다. 학교 운영에 있어 엄청난 재정을 끊으면 앞으로 어떻게 학교를 운영하라는 것인지 교육청에 묻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말이 없다. 법이 없단다. 법보다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냐 해도 그들은 고개를 젓는다.
우리는 '을'중에 '을'이다. 어디에도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 보인다. 외롭고 고독하다 못해 자꾸만 눈물이 난다. 내년에는 어떻게 학교를 끌고 나가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이스라엘을 끌고 광야로 나가신 하나님의 뜻이 생각났다.
‘피터팬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처럼 보호받고 싶고 온실 같은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으려 하는 증후군일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게 고민 없이 크게 고난 없는 인생을 바라는 것이 보통의 삶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편하게만 남겨두시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고난을 주시는 분이다. 그래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사람에게는 고난이라는 장치를 통하여만 걸어가게 하시지 않던가!
1억이라는 거금을 몰수하신 이유를 알겠다. 주고서 빼앗으면 그 고통이 몇 배가 가중되는 것임에도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가야 한다. 할 수 없이 우리는 1억 없이 살아야 한다. 1억이라는 돈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에게 그 돈 없이 살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시는 그분을 의지하고 또다시 광야를 걷는다.
‘피터팬증후군’에서 벗어나라는 신호라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한다. 그래도 눈물이 난다. 화가 나고 속에서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난다.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돈 앞에서 배반당한  것 같아 정말 언짢고 속상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리의 가는 길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본다. 어린아이가 아닌 성숙한 어른이 되라고 하시는 그분의 뜻이라 생각하고 다시 마음을 잡는다. 몽골학교를 처음 시작하던 그때를 생각하며 몽골 아이들을 바라본다. 웃고 떠드는 저 아이들에게 나는 희망으로 살아야했다. 절망보다 희망으로 산다는 것이 이처럼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오후다. 새해에는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할 모양이다. 그래야 1억이 없이도 살 수 있겠기 때문이다. 힘은 없지만 다시 광야를 바라보고 길을 나선다. 멀고 먼 길 돌아왔는데 다시 먼 길 떠나야 하는 것 같아 막막하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 광야가 나의 살 곳인 모양이다. 나는 언제나 편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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