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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야 할 때 [윤강수목사]

한 해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야 할 때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 2010년을 새롭게 맞이하여 이런저런 각오와 새 계획으로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10년의 끝자락에 와 있다.
항상 한 해의 이맘때가 되면 마음 한 켠에서 모락모락 피어올라오는 생각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지나온 생활에 대한 자책이며, 동시에 자신을 향한 격려이며, 위로이기도 하다. 
‘나는 올 한해 일 년 동안 잘 살아 왔을까?’, ‘뭐야, 벌써 일 년이 다 지나 간 거야?’
‘그래, 잘 살아왔어. 괜찮았어.’  ‘나름 열심히 살아왔잖아.’  ‘그래도 내 삶은 2010년 한 해를 통해 한발자국 진일보했어. 좋았어.’
우리는 나름 의미부여도 해보고, 평가도 해보고, 후회도 하면서 지나게 되는 게 바로 한 해의 마지막, 지금의 이 시간대이다. 지금 이 시간은 매년 반복되는 일상의 마지막 귀퉁이지만, 그러나 이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우리는 전혀 다른 시간대를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귀퉁이 자락에 서면 사람들은 일순 진지해지면서도 동시에 허허로워지고...  그래서 숨겨졌던 의미들을 찾기에 바빠지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가 낳은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는, 이제는 고전이 된, 그의 책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최대의 문제는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인생은 살 만한가?’ 라고 묻는다. 또한 ‘생철학’의 기수(旗手)이자,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인 니체는 “사람이 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이 질문에서,  삶에 대한,  이 ‘왜’라는 이유를, 사람들이 알기만 한다면,  인간은 어떤 어려움도 견디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역사 이래 삶의 근본적인 문제와 항상 싸워 왔다. 그것은 ‘의미’에 대한 문제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삶의 가치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 꿈으로만 여겼던 놀라운 과학기술의 기적들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과학기술로 인해 인간의 수명도 길어지기 시작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원하는 인간의 오랜 열망을 오늘날 과학기술은 조금씩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과학문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처럼 놀라운 과학문명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는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확신을 그렇게 뚜렷하게 갖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인생은 살 만한 것이며, 모든 고통을 인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우리에게 속시원하고 명확하게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 해의 모퉁이를 돌아야 할 지금도 마찬가지다. 명백하고 뚜렷한 답은 없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고 명약관화하다.
왜 갑자기 진지해졌냐고?  좋든 싫든 이제 일 년의 시간 중에서 가장 가볍고, 애처롭고, 그러나 가장 무겁고, 부대끼는 한 모퉁이를 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지 우리는 이 모퉁이를 돌아야 한다. 왜? 서있는 시간의 바닥이 쉬지 않고 돌고 있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왕 돌 것, 이렇게 약간은 있어보이게 돌아보자는 것이다. 일상의 반복이고, 항상 그 자리인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지 않은가?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다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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