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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 317 예배와 사업장

 

 

대통령을 만난 교계인사의 말 한마디가 논란이다. 대면 예배를 드리게 해 달라고 했고 또 하나는 사업장 취급을 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였단다. 예배와 사업장의 기묘한 조합에 한참이나 마음이 무겁다. 예배가 무엇이며 왜 교회는 사업장 취급을 당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떠나지 않는다.

카톨릭은 코로나 이후 어느 곳에서도 대면 미사를 드리겠다고 주장하고 고집하는 경우가 없다. 그런 반면 개신교만은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의 차이가 무엇이기에 굳이 코로나의 위기가 극에 달하고, 교회와 일부 목회자가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드러난 이 상황에서 이토록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가 말이다.

 

대면 예배가 그토록 중요하고 그래서 예배 특히 대면 예배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신학적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목숨과도 같아서 비대면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지 않고 대면 예배만이 진정한 예배라는 말인가?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 교회는 사업장이 아니니 그런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그 속마음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교회가 사업장 취급을 받게 된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이유는 목숨보다 소중한 신앙적 가치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목회와 교회가 사업장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하나의 방증인가?

 

한참을 생각해도 내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지금의 상황이 부끄럽고 우리의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찝찝하고 편치 않다. 언젠가 카톨릭 신부와 개신교 목사를 공무원과 자영업자의 모습으로 비교했던 말이 생각난다. 신부는 공무원처럼, 목사들은 자영업자들처럼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며 솔직한 심정이다.

그 교계 인사의 말처럼 카톨릭은 중앙집권적이며 피라미드 사슬처럼 일사불란한 체계이기 때문에 미사를 드리지 않아도 문제가 없지만 개신교는 다르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적자생존, 무한경쟁, 각자도생의 약육강식 생태계에서 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면 예배는 목숨과 같고, 그래서 예배가 중요하다고 했던 것은 아닌가? 하나님이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를 차별하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면 예배를 드려야 헌금이 들어오고 그 헌금으로 밥 먹고 살아가는 우리의 궁색한 현실이 드러날까 봐 대면 예배를 드려야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목사가 된 지 33년이 흘러 적지 않는 시간을 목회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지만 솔직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본다. 우리가 그렇게나 신앙이 좋고 예배에 대하여 그토록 목숨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의 의미를 갖고 산다면 일제 강점기의 신사참배와 독재시절의 독재자를 위한 기도와 설교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코로나의 위기가 거국적으로 확산되어 인간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있는 이 상황에서도 대면 예배는 목숨과도 같다고 말하는 이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정말 예배가 목숨과도 같다면 예배를 드리고 코로나에 감염되어 죽어도 좋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비대면 예배도 이 상황에서는 좋다고 말씀하실 것이라 믿는다. 주님은 하염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코로나에 대처하는 교회와 목사들을 보시고 계시다. 그래서 나와 우리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드리겠다. 나 또한 예배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목숨과 바꿔서라도 대면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실 것이다. 비대면 예배도 예배다. 하나님 아버지가 그 정도로 옹졸한 분이시라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다.

 

교회를 사업장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그 인사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리고 자영업자와 목사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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