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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쓰시옵소서


예수와 그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러, 올리브 산에 있는 벳바게 마을에 들어섰다. 그 때에 예수께서 두 제자를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맞은편 마을로 가거라. 가서 보면,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고, 그 곁에 새끼가 있을 것이다. 풀어서, 나에게로 끌고 오너라. 
누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거든, '주님께서 쓰려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리하면 곧 내어줄 것이다." (마태복음 21:1-3) 

얼마 전 호잣트 집사의 아들 요한이의 첫돌잔치가 있었다. 요한이가 어찌나 잘 자랐는지 모든 이들의 큰 기쁨이요 감사가 된 날이었다. 부모인 호잣트와 배은경 집사는 얼굴에 함박웃음으로 손님을 맞았고, 그날의 잔치는 그 어느 아이의 돌잔치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대성황이었다. 마음먹고 준비한 저녁자리는 너나 할 것 없이 하나가 되어 축하하는 자리였다. 전 교인들과 특별히 이란 형제들이 같은 이란인 친구의 아들 생일이라고 많이들 찾아와 함께 축하해 주었다. 한편으로는 부러운 눈치였다. 예쁜 한국 자매와 결혼하였고, 잘생긴 아들까지 얻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부로부터 최초의 종교난민으로 법적지위를 얻어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으며, 지금은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비젼있는 인생으로 바뀌었으니 다른 이란인들이 보았을 때, 호잣트 집사의 인생이 몹시 부럽지 않을까싶다. 

내가 생각해도 호잣트는 아주 특별한 은혜를 받은 형제다. 만약 그가 아직도 모슬렘으로 남아 그저 그렇게 외국인근로자로 살아가고 있다면, 모르긴 해도 그는 큰 변화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나그네로 살아야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적처럼 그의 삶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오직 예수 때문이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그렇게 큰 변화를 가져다 줄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예수를 알았다는 것이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축복이며 은혜가 된 것이다. 

주님이 그를 쓰겠다고 부르시니 그의 삶이 바뀌었다. 매어있던 나귀새끼 같았던 인생살이가 한순간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축복된 나그네가 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던 일이다. 주님이 쓰시면 매이고 꼬인 나그네들의 삶이 풀리고 해결된다. 

호잣트 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의 다른 외국인 신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주님이 쓰겠다고 부르시니 그 나귀새끼 같았던 삶이 풀리기 시작한다. 눈앞에서 매인 것들이 풀리는 저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주님의 부르심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끼곤 한다. 

호잣트 집사 아들 요한이 생일날 나는 정말 그 아들의 살아갈 인생이 축복된 인생이기를 위하여 기도해 주었다. 내 아이들의 생일날에도 하지 않았던 그 큰 축복을 위하여 기도한 것이다. 

주님이 쓰시면 풀린다. 주님이 부르시면 해결된다. 꽁꽁 매인 나그네들의 삶을 풀려면 주님이 쓰시도록 내려놓는 것뿐이다. 

우리 몽골학교 뒤에 적지 않은 땅이 있다. 우리가 선교센터를 세우면서부터 놓고 기도하던 땅이다. 재한몽골학교가 너무 열악해 제대로 된 교사를 지으려고 기도하는 땅이다. 그런데 그 땅이 정말 매인 나귀새끼 같은 상황에 있는 땅이다. 땅 주인은 절대로 팔 의사를 갖고 있지 않고, 오히려 땅에 대하여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지금도 그 땅은 기도의 제목일 뿐, 해결될 기미도 분위기도 아니다. 그런데 자꾸만 이렇게 기도가 된다.

‘주님, 저 땅을 쓰시옵소서’ 자꾸만 이렇게 기도가 나온다. 주님이 쓰시면 매인 나귀새끼 같은 저 땅들이 풀려질 것 같은 영감이다. 주님이 쓰시겠다고 점 찍어주시면 풀리고 해결될 것 같은 마음이다. 이것이 믿음일까? 

오늘 아침에도 그렇게 기도했다. 주님이 쓰시면 해결되고 풀릴 것이라고, 주님이 제발 쓰시라고 그렇게 기도했다. 나는 반드시 이 문제도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이 쓰시고 사용하실 나귀새끼 같은 우리 학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나그네 선교를 하면서 내겐 그런 믿음이 생겼다. 주님이 쓰시면 다 해결된다는 고백이다. 나그네들은 마치 매인 나귀새끼 같은 인생을 살아간다. 그들을 돕고 선교하는 우리 나섬공동체도 꼭 그런 보잘 것 없는 매인 나귀새끼 같다. 너무도 초라하고 별 볼일 없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런 나귀새끼다. 그런데 주님이 쓰신다고 결정하시니 하루하루가 놀라운 체험들이다. 

오늘도 주께서 우리를 쓰시라고, 우리 나그네들을 세계선교의 도구로 쓰시라고, 우리 학교를 몽골선교의 지렛대로 쓰시라고 주님께 기도하고 내려놓는다. 그분이 쓰시면 다 풀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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