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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215 조롱

노마드톡215 조롱

 

십자가에 달린 예수에게 당시 로마군인들과 유대인들은 '만약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 와보라'며 조롱했다.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명의 강도 중 한명도 그런 조롱을 하며 예수를 비겁한 인간으로 매도하며 왜곡시키려 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내려오라는 조롱 섞인 유혹은 광야에서 40일을 금식하시고 사단에게 시험 당했던 일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나는 종종 그 조롱 앞에 선 예수님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어떤 마음이셨을까? 조롱하는 그들을 한방에 다 쓸어버릴 수 있는 예수의 힘이 십자가 위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을까? 십자가에서 내려와 자신을 조롱하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속시원히 날려버리셨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내 눈이 보이지 않음으로 나는 매일 절망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 고통 그 자체다. 속에서 불이 나고 감당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날이면 나는 거의 미치광이가 된다. 미치도록 고통스러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과 무력감, 자괴감은 당장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힘들다. 그런 삶을 죽는 날까지 반복하며 살아야 한다니!

가장 힘든 날은 조롱받는 날이다. 비겁하게 내 장애를 거들먹거리며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자폐인이 되었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 점점 나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는 우울증 환자가 되어간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잠을 자더라도 내 뇌는 열등감으로 괴로워하는 나를 바라보며 쉼 없이 작동하고 있다. 피곤함은 일상이 되었고 머리가 아프고 하루를 산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진다.

피해의식이 나를 피폐하게 한다. 나는 미치광이가 되어가고 있는가?

조롱받는 예수의 꿈을 꾸었다. 조롱받아 아파하는 나를 웃으시며 손 내미시는 그분의 꿈을 꾸었다. 예수는 조롱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당신이 받으셨던 조롱을 나도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왜냐고 물으니 그 조롱만이 나를 강하게 하고 그 조롱이 결국 내 운명이라고 하신다. 조롱받아본 사람만이 세상을 바꾸고 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신다. 갑자기 꿈속에서 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혼자서 한참을 울었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정말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꿈에서 진짜로 울었던 거다.

낮아져야 한다는 것은 입찬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삶이다. 낮아져 죽어야 함은 결국 예수의 운명이다.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는 고통은 십자가에 달리는 고통보다 아프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조롱의 고통은 차라리 십자가의 형틀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고통보다 진하다. 그것이 십자가의 고통이다. 십자가에 달리는 것보다 내려올 수 없는 운명이 아픈 것처럼 우리는 때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 조롱은 죽는 날까지 내가 짊어질 십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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