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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171 필리핀 마리아 소녀학교에서

 

1985년 미국태생의 슈왈츠 신부가 세운 필리핀 마리아 소녀학교를 돌아보았다. 막사이사이 상 수상을 위하여 필리핀을 찾았던 슈왈츠 신부가 필리핀의 가난한 소녀들을 위하여 세웠다는 마리아 소녀학교는 3500명의 소녀들이 다니는 전설적인 학교다. 수년전부터 온누리 교회 오장로님의 이야기를 듣고 한번은 꼭 방문하고싶은 학교였으므로 몽골학교 교사 연수를 위하여 필리핀에 오는 길에 마리아 학교 방문은 당연한 것이었다. 60명이 넘는 수녀님들이 학교를 위하여 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치 수녀원을 연상해 보기도 했다. 마리아 학교의 소녀의 집은 말 그대로 소녀들만 입학이 가능하며 그것도 가장 가난한 가정의 소녀들에게만 입학이 허용된다고 한다. 엄청난 학생숫자에 비하여 학교의 분위기는 마치 수녀원을 떠오르게 했다. 수녀님들과 함께 하는 소녀의 집이어서였을까 싶지만 그것은 그만큼 내공이 충만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소녀의 집은 정숙했으며 고요한 피정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소녀의 집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궁금했다. 곳곳에 학교의 특별한 기술교육과정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학생들은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제과제빵 수업에서부터 양재와 컴퓨터 수리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자기의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필리핀에 이런 학교가 있을 줄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내게 가장 큰 도전을 준 것은 슈왈츠 신부의 삶과 헌신이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부산에 소년의 집이라는 고아원을 설립하여 운영해 오신 분이다. 필리핀의 소녀의 집도 그 연장선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전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빈곤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기술학교가 된 것이다. 부러웠다. 우리 개신교에도 저런 학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왜 저렇게 제대로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러다 문득 우리 몽골학교가 이런 학교가 되어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지금은 여러 모양으로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학교로 성장하고 전설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그런 학교가 될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니 그런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신념이 생겼다. 19998명의 몽골 아이들을 데리고 시작한 우리 학교는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성장한 학교다. 아무런 배경도 힘도 없는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그 학교를 여기까지 만들어 운영해 올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적이다.

학교 인가에서부터 지금의 학교 교사 건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끝없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우리 학교가 저 마리아 소녀의 집 같은 전설과 기적의 이야기를 온 세계에 나누어 줄 날이 올 것이다. 나는 그것을 믿고 있으며 그렇게 학교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것이 내 인생이며 비전인 것이다.

슈왈츠 신부님의 삶이 오늘 엄청난 기적의 학교를 만들어냈다. 소녀의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슈왈츠 신부를 생각했다. 처음 몽골학교를 세울 때에 가졌던 첫사랑의 의식과 사명감을 잊지않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새 다시 매너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본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처음 시작했을 때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들이 전부인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으로 충만한 학교여야 한다. 몽골의 미래는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커다란 의미를 남기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 30년쯤 지나면 우리 학교의 존재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상상하며 학교를 운영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필리핀 마리아 학교에서 슈왈츠 신부를 찾았고, 다시 30년쯤 지나 우리 학교에 대한 평가가 곧 나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것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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