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취급방침
오시는길

TEL : 02-446-4195
FAX : 02-458-2982

서울시 광진구 광장로 1
(광장동 401-17)
나섬교회

COPYRIGHT© 2016
NASOMCHURCH
ALL RIGHTS RESERVED.



노마드톡

> 유해근목사 > 노마드톡
bible
   
노마드톡145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

어디선가 책을 읽다가 보았던 글이다. 지금 내 상황과 존재이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한마디다. 역사 속에서 내 삶은 한 점에 불과하고 우리의 인생은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이거나 피었다 지는 꽃보다 못한 것임은 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누구나 한번밖에 살수 없는 그 유한한 인생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짧은 인생에 그냥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이고 싶지는 않다는 점이다. 점이 이어지면 선이 되고 선이 연결되면 면이 되고 그 면이 커다란 공간을 만드는 법이니 내 작은 몸부림도 분명 쓸모없는 것은 아니리라. 어차피 역사란 작은 점들이 모여 만드는 거대한 흐름이니 지금 여기 내 실존의 자리는 내 책임이며 사명의 자리다. 그러므로 나는 나답게 나로서 내 삶을 존중하여야 한다. 그것이 하늘이 주신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더욱이 나는 목회자로 부르심 받아 살아온 인생이니 만약 지금 내 자리를 함부로 여기거나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심각한 문제다.

나그네 유목민은 나섬의 존재목적이다. 그들에 대한 하늘의 섭리를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길 위의 나그네들이 어디에 있든 그곳이 우리의 사역지이고 그들이 누구이든 우리는 그들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길 위의 인생들을 사용하고 계심을 알았음으로 그들은 보물들이다. 우리는 보석을 찾는 사람들처럼 설렘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감추어진 보물이 있는 밭을 소유한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그들을 대하여야 한다.

내 육신의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나는 하늘의 비밀을 보았다. 속이는 눈이 아니라 더 깊고 넓은 비밀스러운 뜻을 볼 수 있는 눈을 소유하게 되었음은 천만 다행이며 내게는 그 자체가 축복이다.

이제는 탈북자와 무슬림 난민들이 보인다. 난민들 중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손짓과 간절히 소망하는 그들의 눈빛이 보인다. 탈북자들의 고통스러운 숨소리가 들리고 그들의 분노와 참담함의 눈물이 보인다.

어찌하랴? 그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으며 누구에게 내 마음을 보일 수 있을까? 나는 절박하다. 길 위의 사람들에게 가고 싶고, 그들을 만나야 하며 그들에게 내 작은 삶이나마 나누고 싶다. 그렇게 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맛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 나는 스스로 단 10m도 앞으로 갈 수 없는 장애인이며 혼자서는 먹고 살아갈 길이 없는 존재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으며 이루고 싶은 꿈이 내 가슴에 남아 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거기 누구 없소?”라는 오래전 노래의 가사는 홀로 광야에 서 있는 내 심정을 말해준다. 이렇게 결핍과 한계의 절벽에 서 있으면서도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열정만은 변하지 않으니 나도 모르겠다. 하루에도 수없이 절망하고 무너지면서도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하고 싶은 것이 많으니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다.

움직일 수 없고 만나 이야기 할 수 없으니 나는 소리를 지르련다. 이렇게 소리라도 지르지 못하면 나는 이미 죽은 인생이니 살아 있음은 소리라도 질러 외치는 것이리라. 아직 세상에는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우리를 기다리는 어린아이들과 인간들의 울부짖음을 들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른다. 내가 소리 지르지 않으면 길가의 돌들이 소리 지를 것 같기 때문이다.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