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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톡 133 내가 그리스 아테네에 온 까닭은?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경유해 그리스 아테네에 들어오니 한국시간 새벽 6시다. 어제 아침 10시에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였으니 벌써 20시간이 지나 여기까지 온 것이다. 참 멀고 먼 여정이다. 함께 온 뉴라이프 선교회의 회원들과 나섬의 교인들은 지쳐보였으나 그래도 피곤한 내색 없이 따라온다. 모두들 기도하며 가자했으니 은혜가 시들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오히려 나는 속이 거북하고 허리가 아파 이전의 선교여행과는 달리 조금은 고생을 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언제나 문제는 나였던 게다.

그리스 아테네는 1991년 내가 군목을 전역하고 기독교아시아연구원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 고인이 되신 한 장로님의 배려로 성지순례팀을 이끌고 왔었다. 그때에는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이집트 카이로와 시내산 그리고 이스라엘과 터키의 일곱 교회, 그리고 그리스까지 오는 여정이었다. 매우 지쳐있었고 힘이 많이 들었던 기억만 난다. 그래도 젊은 시절이었고 리더로서 책임감이 있었던 터라 하루하루 신경을 쓰면서 성지를 다녔다. 눈이 잘 보였고 리더였으니 모든 것을 선재적으로 앞장서야 했던 상황이었다.

터키를 건너 빌립보와 고린도 그리고 메테오라와 아테네의 아레오바고에 이르기까지 지금 생각해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리고 지난 2월 터키에 있는 호잣트 선교사 가정을 데리고 다시 아테네를 찾았었다.

그리스는 참 의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울의 2, 3차 선교여행의 중심지이기도 하고, 대학시절 알지도 못하면서 찾아 읽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그리스 철학이 원조이기도 하며, 내가 좋아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고향이기도 하니 말이다. 종교와 철학과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리스는 정신적인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시골 의사의 여행기의 제목을 보니 그리스를 '문명의 배꼽'이라 표현해 놓기도 했다. 조현 기자가 썼던 '그리스 인생학교'라는 책에서 나는 다시 그리스를 발견했었고 언제나 그리스를 다시 찾아보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리스는 나섬의 안테나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삶과 운명처럼 만난 것이다. 난민이 그 접촉점이었다.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난민 사태의 한축이 그리스다. 난민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근의 난민문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란의 경제 난민 등 터키와 그리스를 중심으로 난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5년 일 년 동안만 해도 난민은 터키와 그리스 두 나라를 경유해 100만 명 이상 유럽으로 이주했다. 뿐만아니라 난민의 99%가 무슬림들이다. 최근 영국이 유로 존을 탈퇴하겠다고 결정을 하면서 유럽의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그로인하여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가두리에 갇힌 형국이 되어 있다. 선교는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선교지의 상황이 곧 선교의 의미와 열매를 결정한다. 난민으로 들어온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의 문제이며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그들에게는 늘 심리적 부담감이며 당장 먹고 살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마치 예수를 만나야했던 초대교회의 힘없는 민중들이 여기에 있는 난민들인 것이다. 예수께서 만나 돌보시고 사랑으로 품어주시던 이들이 여기 난민들이다. 난민들은 하나님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위하여 흩어놓으신 사람들이다. 그들은 구원을 넘어 더 의미있는 선교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다. 특히 무슬림 선교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무슬림 난민은 거의 유일한 무슬림 선교의 기회다. 이 기회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며 반드시 감당하여야 할 사명이다. 나섬이 그것을 보았던 거다. 그 난민들 안에서 하나님의 선교와 구원의 계획을 본 것이다. 그리스는 그렇게 나를 불렀다. 마게도니아 사람의 환상을 보았던 바울처럼 나도 그렇게 난민들의 부름과 그 부름 속에 함께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보았던 거다.

난민은 길 위의 사람들이다. 자신의 고향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의 명령 앞에 선 아브라함처럼 아니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인 죄로 인하여 더 이상 장막 안에 머물 수 없어 집을 나와 길 위의 노숙자로 살아야 했던 야곱처럼 길 위의 삶을 선택한 존재들이다.

그들 안에 하나님이 계시다. 아브라함과 야곱의 결단과 인생길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던 것처럼 그들 안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느껴지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같은 만남이다. 그리스를 다시 만난 것도 그리스에서 난민들을 만난 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조용히 그리스를 다시 찾은 이유를 생각했다. 내가 다시 그리스를 찾아온 것은 분명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두들 차분히 하루를 시작한다. 피곤할 터임에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피차 위로와 응원의 말을 주고 받는다. 뉴라이프 시니어들과 나섬의 교인들이 참 좋은 것은 이렇게 조금씩 익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이다.

오늘이 난민선교학교의 첫날이다. 호잣트는 이곳에서 페르시아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선교사다. 그는 준비된 사람이다. 마치 이날을 위하여 미리 준비된 여호와 이레의 그 신비한 존재다. 뉴라이프와 나섬의 식구들은 섬김으로 사역을 할 것이다. 하루가 이렇게 설레이는 것은 오랜만의 느낌이다. 기대감으로 충만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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