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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 602_가난해도 열등감 없는 교회와 사람을 찾아서 “천의 바람 교회 김성택 전도사”(1)

 

지난 토요일 아침 포천에 있는 '천의 바람' 농장과 교회를 방문했다. 1988년생 김성택 전도사와 그의 아내 박현지 사모 그리고 두 남매가 살고 있는 곳이다. 광나루 아차산 몽골학교에서 출발하여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그곳에 도착하였다. 포천과 철원의 경계쯤이었다. 오히려 철원이 더 가까워 모든 일상은 철원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차에서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급습했다. 기온은 영하 15, 바람이 매서웠다. 쌓인 눈이 발목을 감쌀 만큼 눈이 수북했고 발을 내딛을 때마다 신발 속으로 물이 흘러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언덕 위 '천의 바람' 농장에 서서 김 전도사는 흐믓하게 자신의 땅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을 한다. 자그마한 체구에 손은 거칠었다. 내가 좋아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같은 느낌을 주었다. 오래전 우리 아버지의 거친 손이 기억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차가운 겨울 언덕에서 자신의 농장을 설명하느라 추위를 잊은 듯했으나 나는 차가운 바람에 귀가 따갑게 느껴졌다.

그는 강인한 눈빛으로 먼 들판과 거친 산을 바라보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책임질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는 자발적으로 고난을 선택하였으며 그 고난은 바로 광야라는 사실에서 그와 나는 같은 족속임을 느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삶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이였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언덕 위의 그는 당돌하게 보일 만큼 당차고 다부졌다. 그의 신념이 느껴졌다.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다는 그를 보며 이 사람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의 바람'이라는 이름은 농장 위에 불어오는 바람이 그런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고, 천 개의 바람이라는 노래 가사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하였다. ()은 하늘이니 하나님의 바람 곧 성령을 의미하기도 하고 하늘의 바람(소망)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설명을 해 주었다. ‘천의 바람 교회는 가정교회로서 그의 가정이 곧 교회였다.

 

 

20여 가구도 되지 않는 포천의 작은 마을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만두와 막국수를 잘 하는 집이었다. 당연히 내가 밥을 살 생각으로 식당을 찾았는데 김 전도사가 이미 밥값을 결제해 놓은 것이 아닌가! 그는 예의도 바르고 겸손했고 믿음직했다. 만두국과 막국수, 돼지고기 수육에 녹두전까지 맛있는 점심을 먹고 그의 가정교회로 향했다. 교사 출신의 사모님이 14개월과 다섯 살 된 두 아이와 함께 우리를 맞아 주었다. 사모님은 매우 침착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가진 분이었다. 사모님이 직접 내려 준 커피에서는 행복한 냄새가 났다. 작은 농가에서 살아가는 젊은 부부의 삶이 내게 무척 신선했다. 그들을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곳을 떠나기 전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먹먹했고 감사하고 또 고마웠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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