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교회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가? 예수 탄생의 계절에 예수께서 평화의 왕으로 오심을 믿는다면 교회는 어느 편에 있어야 하는가?
나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편 들기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현실은 이념도 정치적 성향도 아닌 상식과 진리의 관점에서 말하고 분명한 입장을 선언하여야 한다. 전쟁을 통하여 권력을 유지하려 하거나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권력 구도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가 누구이든 그것은 선이 아니다. 전쟁은 주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의 구조도 하늘의 뜻이라고 믿는다면, 전쟁을 통하여 권력의 구도를 바꾸려는 억지와 폭력은 정당하지 않다.
예수께서 평강의 왕으로 오셨고 평화를 주셨으므로 우리는 자유함을 얻었다. 예수의 평화는 영원한 진리이며 어떤 이념도 정치세력도 평화라는 본질적 진리 앞에 순복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의 현실은 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그 중심에 교회와 일부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은 교회가 얼마나 본질과 어긋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수께서 오심으로 세상은 평화를 얻었다. 그가 오심으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갈등이 허물어졌고 부한 자와 가난한 자들이 하나가 되었다. 여자와 남자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졌고 예루살렘과 갈릴리의 지역주의가 무너졌다. 그것이 복음이다.
나아가 스스로 길이 되심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단절을 이어주셨다. 그는 평화의 왕으로서 역할을 다했고 그로써 오늘 우리 믿는 자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몇몇 극우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들이며 교회라는 사실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과연 그들에게 평화의 왕 예수는 존재하는가? 그들이 믿는 것은 사람이고 세상의 천박한 권력이며 때로는 애국이라는 이름의 허위와 위선이다. 그들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순진한 교인들을 속이고 교회를 타락의 구렁텅이로 몰아간다. 교회는 너무 비겁했고 돈과 권력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 일찍이 교회는 그들을 분리했어야 했다. 교회의 본질은 가짜 애국주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공동체로 남는 것이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전쟁과 갈등을 치유하는 평화의 공동체다. 전쟁을 추종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교회가 할 일이 아니다.
세상의 이념은 상대적이다. 어떤 이는 진보 또 어떤 이는 보수가 될 수 있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선택이고 그것이 민주주의다. 교회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그 길만이 우리가 갈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