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톡547_나는 할 수 있습니다! > 노마드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노마드 이야기

   
노마드톡547_나는 할 수 있습니다!

몽골학교 종업식에서 '나는 할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바울 사도가 빌립보서에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했던 말씀이 기억났다. 바울의 능력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은혜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었다. 그러고 보면 바울은 정말 놀랍게 쓰임 받은 사람이다. 

그는 그토록 힘들고 고단한 선교의 여정을 어떻게 다 감당할 수 있었을까? 수많은 고난과 핍박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주저함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았으니 그는 슈퍼맨이다. 자비량 선교를 한 그는 경제적 자유와 함께 영적 자유를 누리고 살았다. 예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존재였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에겐 육신적인 가시가 있었다. 그가 홀로 다니지 못한 것을 보면 나처럼 시각 장애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의 동행자들은 바울의 어떤 모습에 끌려 끝까지 그와 동행하며 함께 했을까? 그의 출중한 인격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나바와 함께 떠난 1차 선교여행에서 마가 요한을 데리고 갈 수 없다며 바나바와 다투었고 결국 헤어질 정도로 그는 매우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타협이나 양보가 없었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 위의 삶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아갔다. 베드로 같은 원()사도 마저 바울을 감당할 수 없었다. 때로 베드로를 비판하는 장면은 그의 성격이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는 사도적 권위에 대하여 의심받았으며 그로 인하여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들을 서슴없이 해냈다. 그의 최후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그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나는 바울의 그런 모습을 배웠고 깨달았다. 나도 바울처럼 살고 싶었다. 운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게 주어진 길을 가려 했다. 나는 지금 눈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남아있는 시력이 더 이상 없다. 그러나 나는 더 많은 것을 보려 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했고 쉴 수 없었다. 항상 생각하며 고민했고, 책을 읽고 말씀을 묵상하며 성서에서 길을 찾으려 했다.

 

나는 지금 한국인 목회를 하고 이주민 나그네들을 선교하며 학교를 세워 교육 선교를 한다. 전세계에 역()파송 선교사를 보내고 몽골문화원을 설립하였으며 장신대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동안 몇 개의 건물도 건축했다. 이 모든 일은 내 힘으로가 아니라 주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가능했다. 나는 여전히 바보처럼 아무 것도 못하는 장애인이다. 나는 자주 절망하고 스스로에 대하여 한없이 아파하며 슬픈 삶을 살아간다. 나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이런 나는 누구인가? 과연 나는 왜 살아가며 무엇으로 사는가? 신비하고 놀라워 울다가 웃는다. 바울도 마지막에 그렇게 웃었겠지 생각하며 또 웃는다.

 

 

 

 

 



hi
   


[04982]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로 1(광장동 401-17)
나섬공동체 대표전화 : 02-458-2981 사단법인 나섬공동체 대표자 유해근
COPYRIGHT © NASOM COMMUN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