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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치즈, 커피, 다문화


치즈, 커피, 다문화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


나섬이 갖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기업의 인프라가 양평의 다문화 생태 마을이다. 지난 9월 15일에 1년여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준공하였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인하여 우리가 염두에 두었던 체험학습장으로의 역할을 잠시 미루게 되었다. 우리로서는 무척이나 기대하던 사업이었는데 안타깝게도 9월 개장이후 무기한 연기가 되어버렸다.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계산하며 어렵사리 만든 시설인데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한 해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람의 마음과 계획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의 계획대로라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는데 그만 신종플루라는 예기치 않은 손님으로 인하여 아무런 수익도 올리지 못한 채 올 해가 다 지나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퍽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참으로 하나님의 섭리가 묘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만약 지금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사업이 진행되어 많은 손님(유치원에서 초중고, 일반인에 이르기까지)이 우리 체험학습장을 방문하게 되었더라면 어찌되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무리 우리가 일 년여 동안 최선을 다하여 공사를 하였다하더라도 완성도를 따지고 들어가면 얼마나 어설픈가?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조금 더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기업을 이끌어 가도록 준비할 시간을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얼마나 허점투성인지 우리의 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금도 마무리가 다 되지 못하여 여전히 일손을 놓을 수 가 없다. 하나하나 둘러보면 아직도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하는 곳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리하다보니 욕심도 생겨 하나씩 필요한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럴 즈음 우리에게 참으로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 치즈 체험과 커피 체험 프로그램을 우리의 다문화 생태 마을에 접목하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치즈 마을이라는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운영해온 대표자(알고보니 신학교 후배 목사님이었다)가 찾아와 우리와 함께 연합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자는 제안을 해온 것이다. 임실 치즈 마을의 원조인 박목사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한편 놀라워하면서도 기쁘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주간 치즈마을과 나섬다문화생태마을은 M.O.U를 체결하였다. 이제 치즈 마을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브랜드가 우리 나섬의 인프라와 연계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배두림이라는 커피 전문 회사의 이동진 대표를 뜻밖에 만나게 되었다. 정말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가 느껴지는 만남이다. 
이제 양평 다문화 생태 마을에는 치즈체험과 커피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만들어지게 되었다. 함께 만들어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 혼자 하여야 했던 나섬의 사회적 기업 프로그램에 정말 의미있는 사역들이 붙여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에 치즈와 커피 그리고 생태라는 그럴듯한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이어지니 이것은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하나 그 모든 것들을 연결시켜보니 정말 궁합이 맞는다. 이렇게 맞는 궁합을 볼 수 있을까? 우리 시대의 문화적 트랜드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붙여놓고보니 참으로 기막힌 조합이다. 어쩌면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의 계획을 미루어 놓으신 것일지도 모른다. 더 의미있는 조합을 위하여 우리의 조급함에 제동을 걸어놓으신 것만 같다.
완성도 높은 사회적 기업을 이루어 주시려고 하나님께서 일부러 그렇게 늦추어 주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 우리는 궁극적 승자의 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지금은 잠시 보류되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인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성공이다. 돌아보니 그것이 진리인 것이다. 당시에는 참으로 원망스럽게 느껴지던 것들이 눈이 녹듯이 녹는다. 아! 참으로 놀라운 하늘의 뜻이다.

나섬의 다문화 생태 마을과 임실 치즈마을 그리고 가배두림의 '꿈을 볶는 커피 마을'이 함께 사회적 기업을 이루어 간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멋진 일이다. 그 성공에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만약 그 조합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우리의 꿈은 나섬  사회적 기업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 새로운 창조적 대안으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불투명한 선교사역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던져주는 것이다. 이것이 길이라고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가르쳐 그 길로 이끌어 가고 싶은 것이다. 나섬의 사회적 기업이 가야할 길은 힘들고 고달프겠지만 그래도 그 일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럴 즈음에 이런 뜻밖의 일이 생겼으니 그것을 어찌 해석할 것인가?
임실 치즈마을의 브랜드와 노하우 그리고 가배두림 이동진 대표의 프로적 경영 마인드가 결합하면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다. 물론 우리 나섬의 열정과 비젼이 그곳에 함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치열함과 열정은 결코 치즈마을과 가배두림의 그것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한 번도 꿈꿔본 적이 없는 커피 맛들이기에 분주하다. 내 인생에 무슨 커피 맛 타령인가 하겠지만, 조금씩 그 방면에 관심이 늘어간다. 고정관념을 깨야 산다. 하나님은 우리가 여전히 당신의 품성대로 창조적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내가 커피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영성이다. 커피맛의 비밀은 커피를 볶아 내는 소위 로스팅이라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한다. 어떻게 볶아내는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니 참으로 커피는 그 자체로 무척이나 창조적인 비즈니스다.
어떻게 얼마나 볶아내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창조물이 되는 것이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창조적인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놀랍게도 볶은 커피 안에 내 철학과 삶에 대한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정말 매력적이다. 내가 바라는 창조적 삶에 대한 동의가 그 안에  자연스럽게 채워져 있었다. 

이제 커피가 선교가 되는 것이다. 치즈가 선교가 되고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늦었다고 조급해서 발을 구르던 내게 부끄럽게도 '조금 천천히...'를 가르쳐 준 치즈와 커피와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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