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라운 변화다. 구름처럼 몰려온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몽골은 지금 온통 한국행 비자를 얻기 위해 분주하다. 한국 대사관 앞 좁은 골목은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 비자를 얻기 위해 광화문 미국 대사관 문 앞에 줄을 서 있는 것처럼 복잡하다.
몽골인들에게 코리안 드림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강도가 점점 더해 가고 있다. 특히 고용허가제가 도입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5월 몽골을 방문하고 난 이후 몽골은 지금 한국 붐이다. 모두가 한국에 오려고 한다. 몽골정부는 우리 정부에 몽골인 근로자들을 더 받아달라고 요청하였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몽골을 방문하여 몽골인 근로자의 한국 입국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돌아왔다는 후문이다.
벌써 몽골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에 2만 5천을 넘었다. 몽골인구의 1%에 육박하는 엄청난 숫자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신동아 6월호 기사에 의하면 몽골 GDP의 16% 정도가 몽골인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몽골의 가장 중요한 국가 재정의 원천이 한국의 몽골인 근로자들이라는 점이다. 거기에 다시 수천 명의 몽골인들이 국내에 더 입국하기 위하여 절차를 밟고 있다니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800년 전 칭키스칸의 몽골 군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이렇게 엄청난 숫자의 몽골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예가 없다. 그 당시는 우리를 정복하기 위하여 왔겠지만, 지금은 우리에게서 도움을 받고자 찾아온다. 당시는 세계를 지배할 힘을 가진 강대국으로였지만, 지금은 가난한 약소국가로서의 한계를 가지고 찾아온다. 세상의 인심이 이렇게 사나울 수가 없다.
몇 년 전 통계에 의하면 국내의 몽골인 근로자들의 70%정도가 전문대학 이상을 나온 고학력자들로 나타났다. 또한 그들의 나이는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것은 적어도 한국에 찾아오는 몽골인들의 경우 그들 사회의 중상위 계층을 이루는 사회적 지도력을 갖고 있거나, 장차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잠재적 지도력을 갖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젊고 유능하다. 그들에게는 힘찬 미래가 있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몽골의 지도자로서 충분히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런 몽골인들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줄을 대기 위하여 목을 맨다. 한없이 서글픈 모습으로 울란바타르 한국대사관의 골목 앞에 줄을 서있는 것이다. 우리의 가난했던 그 시절처럼 말이다.
벌써 몽골인 근로자들이 한국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도 10년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 서서 선교하게 된 것도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돌아보면 하늘의 뜻이다. 내게 몽골인들을 붙여주신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다. 몽골인들은 우리 교회를 ‘노근리 아롱드루 숨’이라고 불렀다. 2호선 녹색전철의 강변역에 있는 교회라는 말이란다.
이렇게 우리 나섬공동체가 몽골인 근로자들의 센터가 되어 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몽골과 몽골선교에 대한 새로운 비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후 몽골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몽골문화원과 재한몽골학교까지 설립하게 된 것이다.
몽골은 세계선교의 징검다리이다. 몽골을 선교하는 것은 곧 세계선교의 전초기지를 설립하는 것과 다름아니다. 몽골은 한때 세계사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선교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몽골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와 실크로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대단히 미묘한 지점에 몽골은 존재한다. 종교적으로는 모슬렘과 기독교, 유교와 불교, 샤머니즘까지 세계종교의 모든 영역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종교박물관처럼 보인다. 그곳은 영적 전쟁터이다. 몽골은 작은 나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코 적지 않는 의미를 지닌 국가다.
그런 측면에서 몽골 선교는 21세기 선교의 전략적 기지가 되는 것이다. 그 몽골선교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우리나라에 온 몽골인 근로자들을 통한 선교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들 몽골인 근로자들은 모든 부문에서 몽골에 가장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몽골의 현재이며 동시에 미래다. 그들은 몽골을 살리는 사람들이며 동시에 몽골의 잠재적 지도자들이다.
우리는 무엇을 주저하고 있는가? 선교의 사명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인들로서, 그리고 몽골나라의 선교적 가치를 인정하면서, 특히 하나님께서 선택해 보내주신 몽골인 근로자들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주저하고 있는가?
몽골인 근로자들은 우연히 우리에게 찾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저들은 하나님이 마지막 때에 세계선교를 위해 선택해 보내주신 섭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저들에 대한 선교적 사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사명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땅 끝에서 사람들을 보내주신 것이다. 저들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들이다. 서둘러 선교하라는 주님의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 나섬교회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4-14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