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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이야기

   
행복하게 즐기며 섬기는 목회


행복하게 즐기며 섬기는 목회>

   “사람들은 예수께서 하신 표적을 보고 “이분은 참으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그 예언자다”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와서, 억지로 자기를 모셔다가 왕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요한복음 6:14-15

오랜만에 이동현 선생님(목사님) 내외분이 우리 선교회에 오셨다. 이 선생님은 내가 목사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다. 나는 선생님이 목사님이 되셨지만 여전히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은 대학생으로 내 가정교사셨다. 선생님은 가정교사로서의 역할보다는 신앙의 스승으로 영적인 선생으로 내게 영향을 주었다. 
그 후 나와 선생님은 헤어졌다. 내가 목사가 되고 군목으로 그리고 다시 외국인근로자들을 섬기고 선교하는 동안에도 나와 선생님은 아무런 관계도 없이 그렇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독교 인터넷 신문에 실린 내 글을 읽고 선생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 혹시 고등학교 2학년 때 당신이 가르치던 그 학생이 유 목사가 아니냐면서….
선생님도 많이 바뀌셨다. 그동안 선생님은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우리나라 중앙일간지의 기자로 바쁘게 살고 계셨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선생님이 그 바쁜 삶 가운데서도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가 되셨다는 것이었다. 기자로,  북한을 돕는 민간단체의 책임자로, 그리고 다시 목사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치열하게 살고 계셨던 것이다. 
선생님은 올 봄, 그 동안 몸담았던 대학과 언론사의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작은 교회의 목사로 돌아오셨다. 안양의 작은 교회의 목사로 말이다. 세상에서 내로라하는 모든 자리를 분토처럼 내려놓고 오직 주의 종으로서만 살기 위하여 결단하신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사모님과 우리 선교회에 찾아오셨다. 
오늘 선생님 목사님은 내게 ‘행복하게 그리고 즐기며 목회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무도 단순한 그 말씀 한마디가 자꾸만 귓전에서 떠나질 않는다.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나섬교회에서 특별새벽기도회를 했다. 그 기도회가 내일이면 마지막 날이다. 특별새벽기도회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주에 있을 총력전도주일을 위한 것이었다. 솔직히 많은 새신자들을 초청하자는 의미에서 온 교우들에게 특별새벽기도회를 제안했던 것이다. 한 달 동안의 특별새벽기도회는 내게 많은 은혜를 주었다. 
가장 큰 은혜는 총력전도를 통해 교인을 배가하고 성공적인 목회와 성장하는 교회로 만들자는 내 이기적인 욕심으로부터 자유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 교회와 내 목회에 더 크게 축복하실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은혜가 아니라 내 은혜가 이것으로 이미 족하다는 절제의 은혜였다. 교인의 머릿수를 세는 목회가 아니라 나약한 한 영혼을 사랑하는 목회로 거듭나라는 요청과 함께 행복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즐기는 목회에 대한 은혜였다.
그런데 그렇게 고백하고 결단하라는 특별새벽기도회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선생님 목사님이 오셔서 또 그런 말씀을 하신다. 당신의 목회에 대한 태도를 설명하시면서 당신은 비록 작은 교회이지만 행복하고 즐기면서 목회하겠노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하나님이 선생님 목사님을 통하여 내게 하신 말씀이셨다. 행복하게 즐기며 자유롭게 목회 하라는 주님의 은혜의 말씀이었다. 행복하게 즐기며 섬기는 목회가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왜 우리는 목회를 하면서 행복도 즐김도 없는 스트레스와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인가가 우리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주의다.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예수처럼 살다가 죽겠노라는 신앙적 고백이 있는 목회가 아니라 보다 부자가 되고 싶고, 세상에서 이름을 날리고 싶고, 교권과 부를 누리고 싶은 세속적인 망령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어 우리는 행복할 수 없고, 즐거움을 잃어버린 영혼이 되고 말았다. 
예수는 유명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 자리를 떴다. 사람들이 자신을 왕으로 세우려 할 때면 스스로 도망하듯이 몸을 숨겼다. 그저 행복하게 목회 하는 예수의 모습은 언제나 값싼 은혜를 사모하는 군중들의 요구와 충돌했다.

예수는 노마드적 목회자의 전형이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기득권에 연연하지도 않고, 늘 떠나는 노마드처럼 그렇게 소외된 세상의 언저리를 두둥실 춤을 추며 사셨다.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많아지면 그들로부터 스스로 떠나셨다. 모이게 하려 하지도 않으셨고, 얼마가 모였는가에 연연하지도 않으셨다. 그저 한 영혼을 살리고 사랑하는 것 외에 그에게 관심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감동이 있는 목회가 행복하다. 감동은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감동의 목회학이 필요한 시대다. 감동이 없고 오직 자기 자랑과 출세와 성공만 좇는 목회는 재미가 없다. 이젠 그런 목회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 즐김의 목회가 하고 싶다. 예수님처럼, 우리 선생님 목사님처럼 말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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